2006-9-16
오늘도 이놈과 싸웠다.
반밖에 진행되지 않은 일.
아니.. 내 입장에서 볼때는 반밖에 하지 않았고…이놈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단다.
(안되는 것을 자기가 어떻하냐고…)
휴~
담배를 하나 피워문다.
어렵다…힘들다…
이놈을 어찌 다루어야 하나?
하긴,고민할 필요가 없다. 내가 이놈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놈이 나를 지금 다루고 있다.
오늘 물건을 한국공장으로 보내야 한다. 근데…근데… 또 물건이 다 준비되지 않았다…흐미
또 무슨 핑계를 댄단 말인가?
담배 한 개피도 이제는 모자란다.
담배연기가 코앞에서 머물다 사라진다.
그래…즐기자…피할수 없다면 즐겨야지…..
그래 이놈은 한국에 가본적이 없다.
그런데 내가 지금 이놈에게 한국사람들의 부지런함을 얘기하면서 따라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놈 머릿속은 다르다.
한국사람은 부지런한 것이 아니라 빨리빨리를 외치고 있다는것이다.
빨리 빨리 외친다고 해서 빨리 되는것도 아니니 거래처에서 줄 때 까지 기다리자는 것이다.
그럴 때 내가 하는말
(그럼 나는 여기 필요없어…너희도 필요없고… 그냥 공장에 전화해서 준다는 날자에 받으면 되는데 뭐하러 힘들게 고생하냐? )
근데… 나는 이놈하고 싸우면서도…이놈이 좋다.
그냥 좋은정도가 아니고…. 솔직히 얘기하면… 사랑하는것 같다.
우히히히….
내가 나이가마흔을 넘기면서 부터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난 이혼녀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아직 이혼서류를 제출하지 않았으니….별거녀다.
근데 아이러니컬 하게도 남편과의 별거이유가 “사랑”하지 않아서 이다.
남편을 사랑은 했으되, 사랑한다고 표현해 주지않아서… 잠자리는 함께 했으나 즐거워하지 않아서.
그리고 난 먼나라 중국으로 왔다.
그리고 작은 사무실에서 서너명의 직원을 뽑았다.
26살 170의 키에 몸무게 61키로,
흐흐흐 어제 이놈과 거래처에 갔다오는 길에 약국앞의 저울에 올라가 빙긋이 웃는 것 을 보고 물었다.
“얼마야?”
“120근!”
“그럼 키로로 얼마야?”
“60키로! “
“근데 왜 웃어? “
“…늘었는데 … (좋아서란다)“
“그게 좋아? 몸무게 늘은게? “
“한 65키로 까지 늘어야 하는데….”
ㅎㅎㅎㅎ 이놈은 자신이 너무 말랐다고 생각되는 모양이다.
그래… 좀더 쪄야지….그래야 살찐 내가 안겨도…. 이 비계살의 느낌이 안나지.
2006-9-17
오늘 아침도 아들의 스쿨버스를 놓쳐 버렸다.
벌써 3일째다.
슬리퍼를 신은채로 아들에게 눈을 흘기며 꺙샤로 가는 버스에 붙는다.
( 니 왕첸 춰 마?)—바로 쭉… 갑니까----
흐흐흐 난 아들의 학교 동네를 모른다.
주소는 있지만 나의 아둔한 머리로 아들학교의 주소와 큰 건물 이름까지 저장한다는 것은 무리다.
그래서 이렇게 내가 아는 몇안되는 단어를 붙여서 그때 그때 사용한다.
버스에 오른다. 학교는 약 4정거장.
택시를 안타고 버스를 타는 것이 아들은 못마땅하다. 나하고는 모르는 사람처럼 저만치 떨러져 선다.
--내가 미쳤냐…일주일에 세번이상 스쿨버스를 놓치는데 맨날 택시로 모셔다 주게,…--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만지작거리던 전화기를 열었다.
익숙한 그의 번호…. 전화기 너머의 바리톤!
(와이? – 여보세요?)
(어…난데… 어디야? )
(차 안인데, 왜서? )
그는 나를 확인하고 나면 조선말을 쓴다. 그리고 중국말에는 높임말이 없다보니 높임말을 잘 못한다.
(그냥 보고 시퍼서… 빨리 와라 보고 싶다. )
(무슨일 있습니까?) ---- 아침부터 쥐약먹었습니까 ? --- 하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못들은척---- 다시 ---작업들어간다.
(보고 싶다니까! 너하고 키스하고 싶은데… 빨리와라! 끊는다. )
우헤헤헤 일단 성공!
아무리 능글맞은 나일지라도 스스로 얼굴이 붉어진다.
아이고 출근시간까지 20분
그래 농담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농담이 진담되지 말란법 있냐?
표현하지 않아서 소박맞았으니…이번에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것에는 사랑한다고 꼭 말하고 살거다….
흐미~
단단히 마음먹지만… 떨린다.
이건 직장 성희롱이다|||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