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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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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뚝싹뚝


BY 김효숙 2013-03-09

싹뚝싹뚝

내 머리를 잘랐다.

밑 부분만 자르면 되는데

미용실에 가면 만원이다.

 

기술이 돈이지만 너무나 아까워

예전엔 이뻐지는 생각에 칠천원 주고 잘랐는데

요즘은 물가가 올라서 만원이 되었다.

 

만원이면 아이를 두시간 동안 돌봐야하는 수고가 잇따르고

만원이면 얼마나 큰돈인데

예전엔 그런생각 하나도 안하고 썼는데

나이 먹고 힘들다보니 내가 별생각을 다하지

 

지난번에도 긴머리 남편에게 뒷부분만 잘라달라고 하니

싹뚝 싹뚝 잘도 자르는 우리 남편 ㅋㅋㅋ

옆에는 내가 대충 자르고..

그래도 한달을 이쁘게하고 다녔다

 

근데 또 머리가 자랐네

 

오늘은 동창들 모임이 있는데 미용실 갈까 망설이다

매만지고 나갔었네..

집에 와 얼른 가위하나 들고 화장실 거울앞에 서서

거침없이 내 머리를 잘랐다네

여고시절에도 난 곧잘 내 머리를 혼자 자르곤 했었지.

구두쇠도 아니고 알뜰한 주부도 아니것만

있으면 모두 나눠주고 싶은 내마음이것만

 

이제는 더욱 검소하게 살아야할 삶이기 때문이지

어떠랴 어떠랴 나만 행복하면 되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