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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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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눈물을 보니


BY 김효숙 2013-01-30

아이 돌보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시장에 들러 생선을 샀다

십년 넘게 재래시장을 이용하다 보면 모두가 가족 같다.

두 부부가 늘 얌전하게 생선을 팔아도 말이 없다

이것 사세요 라든지.. 어서 오세요 라든지 그런말도 잘 못하는 부부다.

예전에 살던 앞집 엄마가 다니는 교회 집사님이라고 몇번 얼굴을 보았는데

이곳으로 이사를 오니 시장에서 생선을 팔고 계셨다.

 

그 집엔 두 남매가 있는데 추운 겨울 명절 대목이 있을때는

대학생인 아들이 나와서 엄마 아빠 일을 돕는데 어찌나 기특해 보이는지..

돌봐주지도 못하는데 그 아들은 서울대를 갔다

일년쯤 다니다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다시 대학시험을 보아 다른 대학 의대를 갔다.

엄마 아빠는 그 아들이 힘이 된다.

 

눈이 나빠 고생하는 아들이다.

 

나도 요즘 눈이 침침해 카나다에서 친구가 나온다기에

영양제좀 갖다 달라고 했다

오늘 그 친구를 만나 약을 받아들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난 그 생선집 집사님을 만나 우리 남편 취직했다고 자랑했더니

그녀는 눈물을 펑 쏟아낸다.

제가 좋네요 정말 축하해요

집사님 이제 고생 끝이네요 한다

 

순간 나도 눈물이 핑돈다.

그녀는 나의 마음을 잘 안다.

 

시장 근처에서 음식점을 했던 나는 가끔씩 음식이 남으면 제대로 해먹지 못하는

그녀가 안스러워 가끔씩 싸다주곤 했었다

가끔씩 교회가는 길에 김밥도 싸다주고  썰렁한 가을 겨울 날에는

따끈한 커피도 타다주곤 했었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주고 사랑해가며 산다는게 참 사람냄새가 나는것 같다.

 

생선을 받아들고 몇걸음 가다 생각하니

나는 이제 노화되어가는 눈인데

힘든 환경속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그 아들이 눈에 밟힌다.

뒤돌아서서...........손에 들고 있던 약을 전해주었다.

그리곤 돌아서서.. 오는길 가슴이 따뜻해진다.

물론 나도 힘든 환경속에서 여유는 없는 현실이지만

돌아보며 헤아릴수 있는 마음에 뿌듯함을 느낀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고싶었다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순수한 마음의 그 순간 내가 되고 싶었다.

 

하늘엔 날씨가 금방이라도 눈을 뿌릴것 같다

저속에 숨어있는 밝은 태양은 구름 사이로 빼꼼 문을 열고 나를 바라보고 있겠지

잘했다 참 잘했다 효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