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면서 이사때문에 맘 고생을 한적은 처음이다.
칠년을 살던 아파트를 주인이 들어온다는 말에 가슴 졸이며 철렁하던 날들ㄹ
가는 곳마다 지하방 아니면 도저히 갈수 없는 형편이었다.
기가 막혔다. 지하라니.. 햇볕도 들어오지 않는 지하방이라니
어쩌나 내 모습이 이렇게 되었을까
결혼했을 때만 해도 승승장구 하던 남편
외국인 제약회사 이사로 승진해 제약업계에서는 젊은 나이라며
약업신문에도 얼굴 내밀던 나의 남편
마흔 되던 그땐.. 앞으로는 외국인 제약회사 사장님 사모님으로
금방 될것 같아 다 보살피며 살아가리라 마음 먹었는데
보증 잘못으로 말미암아 .. 나의 인생은 역전이 되었다.
고난의 삶 눈물의 삶
하지만 늘 긍정정인 생각으로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냈었다
아...............
눈물보다는 웃음이 나온다.
남편 맘 아플까 혼자 집을 구하러 다니며 가슴 아팠는데
정말......... 하나님에 은혜로 이층에 온세상 햇볕을 다 쓸어담는 밝은 곳으로 이사를 왔다
오후 네시쯤 되니 누군가 떡 한말 해서 배달을 해주고
누군가. 계란 한판 맥반석 처럼 삶아 가져다 주고
누군가 식혜를 얼려 한통 갖다 놓고
땀 방을 흘리며 헉헉대는 이삿짐 나르는 아저씨들에게
난 드시라고 권하며 어깨 으쓱해짐은 어연일일까
아저씨 그래도 사람이 괜찮은가봐요 ㅋㅋ
아저씨 그래도 나쁘게는 살지 않았는가 봐요 했더니
아저씨들도 그렇죠.. 누가 요즘 세상에 이렇게 해다줘요 하신다.
짐은 머리에게 이고 살아야 할 정도로 복잡하고
버려야하지 하면서도 시골가서 살면 필요할까 버리지도 못하고 사는 내맘
몇날 며칠을 정리하고 나니 좀 자리를 잡은것 같아 좁아도 좋고 그저 햇볕에 대한
고마움이 내 마음을 위로했다
어제는 누군가 내가 좋아할거라며 창문 밑에 통나무 세쪽을 사가지고 와서
꽃화분이며 고추장 된장 항아리 내놓으라며 멋지게 달아주고 갔다.
내가 무엇이기에 그토록 사랑해주고
내가 갖고 싶었던 작은 유리창 밖 뜰을 공중에 매달아준단 말인가.
혼자 행복해서 그저 고마워서 혼자 비시시 웃었다
그래도 살아갈 힘이 난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 아름답고 좋지만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
누가 일하다 말고.. 내심 장독대 못만들어 주어 맘 걸린다며 달려와
달아주고 갈까나
그는 열심히 살아가는 남편과 나의 모습이 이쁘다며 가게를 옮길때면
화분을 차에 가득 싣고 와 내 마음을 기쁘게 해주기를 몇번이던가..
난 무엇으로 그 사랑에 보답할까나
우리 가게 놀러오면 맛난 강된장 하나 해준것 뿐인데
그저 이쁘다고 아낌없이 해주는 사람
많은 말 하지 않아도 내 그사랑 그 고마움 다 알리..
지금까지 그래도 사람들과 원수 맺지 않고 살아와
내 힘들때 많은 사랑 받음이 감사할 뿐
이사 하던날 힘들었던 마음이....... 베란다 장독대 가득한 꽃들앞에
아침마다 물을 주며 위로받는다
기쁠때는 슬플때를 생각해서 조금 덜 기뻐하고
슬플 때는 기쁠때를 생각해서 조금 덜 슬퍼하라던
어느 철학자의 말이 생각난다.
그래 조금씩 덜 아파하고 덜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아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