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려고 누웠다
핸폰에 저장되어 있는 어릴적 고향 같은 노래를 들었다
시월에 어느 멋진 날에...
휴일 아침 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너를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
눈을 감았다
어릴적 고향에 모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눈물이 흐른다.
엄마 생각에 고향 생각에
오두막 초가집 대문도 없는 우리집
양쪽에는 방 두칸이 있고 부엌이 있었다
어릴적 소원은 대문이 있으면 좋겠고
마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대문은 12월 크리스 마스 때면 밤중에
예배당에서 무용연습 찬양 연습하고
선생님
께서 후레쉬 하나 들고 우리들을 데려다 주셨는데
하늘에는 찬란한 별들이 반짝였고
길은 겨울에 추운 바람에 흙이 꽁꽁 얼어 버걱버걱 소리를 냈다
어린 발로 밟아도 버걱 소리가 까만 밤을 으시시하게 했으니 말이다.
우리들은 선생님 손을 붙잡고..
후레쉬를 앞으로 비추이고 걸으며 찬송을 불렀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밝은 등불이에요
반짝 반짝 빛나며 하시는 말씀
너희들은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들은 서로 사랑하여라....
하늘에 별은 예수님이셨고
까만 밤도 예수님이 함께 하신다는 생각을 했지만
동네 어귀에 데려다 놓고 돌아가시는 선생님은
예수님이 떠나가시 듯 무서웠는데
동네 어귀 두번째 집이 우리집이었는데 대문이 없었다.
아이들은 모두 자기 집으로 가고
나는 우리집으로 들어가면 대문이 없어 얼른 잠글수도 없고
쪼각 마루를 밟고 방으로 들어갔는데
금방이라도 누가 뒤쫓아 와서 문을 열것만 같아
방에 들어가 벽에 박아 놓은 못에 헝겊 끈을 묶곤했었다.
어린 마음엔 못하나에 헝겊 끈도 든든한 버팀목으로 생각되었으니
아버지가 안 계신 우리집은 늘 무서웠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래서 대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루는 겨우 엉덩이 걸치고 나무 중반에 밥을 차려 먹을 정도의 넓이였는데
거지가 오면 엄마는 그 마루에 얌전하게 밥상을 차려 대접했다.
마루가 넓으면 밥도 거기서 먹고 싶었고
여름이면 나무 냄새 맡으며 벌러덩 누워 더위도 식히고 싶었다.
수제비 만들어 상을 놓고 마루에서 먹고 싶었다.
넓은 마루에 모기장도 치고 양 옆에서 부는 바람을 맡고 잠이 들고 싶었다.
내가 서울로 오기까지 그 마루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금도 내 가슴속에
남아 있다. 시골에 가서 살면 엉성한 마루라도 놓고 그리 살고 싶다
이런 저런 생각이 음악을 듣는 나의 가슴을 어린 시절로 데려다 놓는다.
눈을 감고...........딸을 낳으면 엄마가 자라던 고향 들녘으로 데려가
꿈을 키우던 풍경들을 이야기 해주고 싶었는데 딸이 없다.
그래도 우리 막둥이가 감성이 풍부하다.
상보를 데리고 고향 들녘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눈을 감고
상보랑 고향에 간다 생각해 보니 눈물이 펑펑 흐른다.
고향 이라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난다.
그런 고향이 곧 없어질 생각을 하니 더욱 눈물이 난다.
아무도 없는 어둠속에서 고향 들녘으로 달려가 엉엉 울었다.
내가 왜 어른이 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