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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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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여운 내 동서


BY 김효숙 2008-02-08

명절이 다가오면 난 늘 즐거운 맘으로 음식을 하곤한다

우리 형님은 무남독녀 외딸이기 때문에 식구들이 북적대는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집 올때부터 시댁갈때부터 난 아이들 어릴때도 등에 업고

경동 시장에 들러 시장을 봐 가지고  덜컹 거리는 버스를 타고 십여년을 시골로 갔었다

이제는

시부모님도 계시지 않아 고향에 가는 그리움도 멀어져 갔다

명절이 와도 별로 설레이지도 않고 그냥 그런 기분이다

그것도 형제들이 화기애애하면 더 좋을텐데 그렇지 못하면

서로가 오가는것도  맘이 불편한가보다..

나에겐

하나밖에 없는 동서가 있다

둘째인 나는 결혼때부터 함께 살던 시동생이기 때문에 친동생처럼 느껴진다

함께 살면서 군에도 보냈고 공부도 시켰고

결혼해서 옆에 살면서 맛난거 있으면 밥 먹다가도 싸 들고 가서 함께 먹던

사랑하는 시동생 내외가 있다.

행복도 잠시.. 사업을 한다고 하다가 십여년전 가난이라는 이름에 꼬리표를 달았는데

아직도 힘들어 허덕인다

사랑하는  동서는.. 시동새에 가장 친한 친구 여동생이었다

 

그 오빠는 가끔씩 시동생과 술먹고 우리 신혼집에 와서 자주 잠을 잤었는데

내가 참 잘해주던 기억이 난다

오빠가 볼때 우리 시동생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었기에 동생으르 흔쾌히 준것이다.

근데.. 지금은 너무 고생을 하니까 나 역시도 그 오빠 볼 면목이 없다

하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동서..

힘들 다는 이유로 십여년을 오가지도 않고 살았다

얼마전 시동생이 우리 가게에 가끔씩 오가며 형이 건네는 말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이번 명절엔 온다고 한다.

 

큰집으로 와서 아이들에게 명절 음식 만드는것도 보여주고 싶다고 하였다

나도.. 불고기 돼지갈비. 북어 양념 겉절이 나물을 만들어 가지고 갔다

설날은 떡국을 끓여 먹으니 전날  저녁 모두 모여 맛난 저녁을 차려서 먹었다

마음 같아서는 큰집에서 모두 깔깔대고  밤을 새우며 지내고 싶었는데..

편하게 우리집에 가서 시동생 식구네랑 자기로 하였다.

 

조카들도 좋아서. 웃는다.

동서도 나랑은 편하다며 웃는다

오면 주려고 마련해 둔 요플레 쥐포 과자 곶감을   꺼내 놓았더니

조카들은 먹을게 많아서 좋아한다.

밤 열두시가 넘도록 앉아서 먹으며 웃었다

옛날이 그립다.

착하고 이쁜 동서가 고생하는것을 보니 맘이 아프다.

내 방에 들어가 동서가 맞는 옷을 몇가지 싸 주었다

다 입어라. 다 입어.

더 줄게 없나 찾아 보다 쥐포도 싸주고. 그이가 마련해 준. 선물 셋트며..

한없이 주고 싶었다..

일하는 어깨가 아파서 괴로워 하기에 내가 하는 안마기로 해주고

호랑이 약도 발라주고 주물러 주었다

가여워 눈물이 난다

언니도 없고.. 가여운 내 동서 팔이 아파 괴로워 잠못 이룬다는 내 동서

내가 대신해 줄수 없음이 맘 아팠다.

시집와서 고생만 하는 동서가  안스럽다

내가 넉넉하면 다 주고 싶은데.. 그리하지 못함도 맘 아팠다.

하지만

동서는 웃는다

 

사업을 한다고 여러 형제들 힘들게 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고맙다

그래도 엄마 맘으로 시동생과 함께 살았던 지난 날들

활짝 웃으며 드나들던 동서의 작은 꿈들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형님인 내가

잘해주어야하는데...

지금에 힘든 상황에서 내가 할수 있는 것을 다해줄뿐 난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다

그렇게 맘을 나누고 잠이 들었다

명절날 아침에 일어나 형님 덕분에 편안히 잘 잤다는그 한마디에 내가 힘이 난다

 

나도. . 기쁘다

아침에 뭘 더 해가지고 갈게 없나 보다가 얼른 잡채를 더 만들어 가지고

두집 식구 일곱명은 승용차 한대에 타고 웃음보따리 터지도록 달렸다

이게 작은 행복 아닐까.

사랑하는 내 동서가 웃는 이 웃음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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