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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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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림 가득한 사랑


BY 김효숙 2008-02-08

군에 간  동생이 온다고 마지막 4학년 공부를 뒤로하고

달려온 큰 아들은  휴가가 하루 늦은 동생을 보지못하고 그냥 춘천으로 간댄다

그이와 함께 터미널에  데려다 주었다

항상 오면 반찬을 싸 들고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대학생이 되면 엄마랑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지방으로 가고보니 자주 만날 시간이 없다

군에 다녀온 후 세상에서 공부보다 더 쉬운일은 없다고 열심히 하는 아들을 보면

자랄 때 그리 보채지 않아도 크면 스스로 깨달아 한다는것을 엄마된 나도 깨닫는다

열심히 해서 장학생이 되면 장학금 타서 부모님 기쁘게 해준다던 아들은 드디어

장학금을 타서 기쁘게 해 주었다.

언제나 바라보아도  입가에 미소를 돌게 하는 큰 아들 상희

 

잠깐 왔다가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면 늘 아쉽고 맘이 시리다

터미널에 내려주고 돌아서려는데 편지 봉투를 아빠에게 내민다

아빠 ! 편지에요.. 하고는 터미널 안으로 뛰어간다.

날보고 열어보라고 해서.. 보니 편지와 현금 이십만원이 들어 있었다.

그이는 편지를 보고싶어. 운전하면서 보더니 보이지 않는 눈물을 씻는것  같았다

다 읽은 후 내게 내미는 편지

콧잔등이 시큰둥하다.

 

아빠! 가게를 시작한지 벌써 4년이 되어가네요

늘 힘들어도 웃으시며 우리들을 키워주시니 감사해요

엊그제 아빠가 귤하고 고구마를 가지고 오셔셔  차에 가서 들고

아빠가 먼저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데 아빠의 구두 뒷굽이  닳은거 있지요

가슴이 울컥했어요

허리도 아프신데 굽이 다 닳은거 신으면 한쪽으로 쏠려서 더 아프시잖아요

제가 봉사해서 받은 장학금 이십만원  아빠 구두 하나 사서 신으세요

일년만 기다리면 졸업하고 돈 많이 벌어 울아빠 더 좋은거 해드릴께요..

 

눈물이 펑펑 쏟아져 운다

소리없이 나도 운다.

힘들어도 부모를 헤아릴줄 아는 아들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아무런 불평 없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잘 자라준 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큰녀석은 별 표현을 안한다

편지 한장 쑥 내밀고 그맘을 표현한다.

군에 갈 때도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이 있어서 행복했어요 하며 내밀고 간 쪽지한장에

그동안 힘든 맘이 다 녹아 없어졌는데

이젠 군에 다녀와서 더욱 가족을 사랑하며 헤아릴줄 아는 아들로 자라가니 고맙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복이란 이처럼 작은 쪼각 행복들이 모아져 큰 행복이 되나보다

많고 적음을 떠나 헤아릴줄 아는 마음이 작은 행복이다.

 

추운 겨울 난 오늘도 큰 녀석 때문에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많은 것으로 덥썩 안겨주지 않아도 작은 실천으로 안겨주는 행복이야말로

세상 그 어느것과도 바꿀수 없는 값진 행복인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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