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514

슬픈 눈동자


BY 김효숙 2006-11-09

어깨가 아파 한의원에 가려고 길을 나섰다

전철을 타고 지하도를 빠져 나가려고 층계를 올랐다

반쯤 올라 갔는데 어미 개가 내려오다가 어쩔줄 몰라 한다

가만히 바라보니 집을 잃은 개가 아니라 버림 받은 어미 개 였다

새끼를 낳은지 얼마나 되었을까.

얼굴은  까칠하고 아마 밥을 먹은지도 오래 되었나 보다

그냥 지나쳐 오기엔 너무도 슬픈 눈동자에 개였기 때문에

뒤돌아 서서 불렀더니 나를 따라 온다

 

계단을 올라가면 떡볶이 순대 닭꼬치를 파는 가게가 있다

하나 사서 먹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는 날 따라 오더니 중간 쯤에 가만히 서 있다

난 얼른 뛰어가 닭꼬치 하나를 샀다.. 개가 있으면 주고 없으면

어떡하지. 길에서 먹을 수도 없구...

뒤돌아 서서 뛰어가니 개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혹시나 날 기다렸을까?

아니면 어디를 갈까 헤메이고 있었을까

 

눈치를 보며 서 있는 개 앞에 다가가 살코기를 뜯어서

손으로 먹여 주었다

하나 둘 받아 먹더니 야채 까지 먹는다 배가 무척 고푼가 보다.

이왕 사 주는 것 배부르게나 사 주자 생각하고

개를 달래며. 손짓을 했더니 날 따라 온다

 

아저씨 ! 순대 이천원 어치 주세요. 했더니 내장이랑 싸 주었다

개를 데리고  길 한쪽으로 데리고 가서 먹으라고 했더니

안 먹는다..고기를 집어서 주니까 그때서야 먹었다

순대는 안먹구 내장만 먹는다

목이 마를까 물도 한컵 얻어서 먹으라 했더니 물은 안 먹는다.

난..

컵에 든 물에 손을 씻고 한의원으로 향했다..

개는 날 따라 온다

어쩌지.

내가 올라가는 계단 앞 까지 쫓아 왔다.

어쩌니.

안녕 ! 하고 손을 흔들었다

강아지 같으면 손으로 안고나 가지. 커다란 널 어떡허니..

집에서도 기를 수 없구. ..

슬픈 눈동자를  보내며 뒤돌아 가는 개를 바라보며

마음이 아파 왔다.

 

어릴 땐 이쁘다고 길렀을 애완견이.. 저렇게 버림 받아.

갈 곳이 없어 방황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네 사람들 심보도 참 못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오늘 밤은 슬픈 눈동자에 그 가만 개가  눈에 아른 거려

나도 슬플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