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이 없는 서울로 이사를 와 혼자 쓸쓸히 살아가던
시절이었다.
가을 낙엽이 지던 어느 날 오후 화단에 심어 놓은 분꽃을 보러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낙엽을 쓸어 안고 가을을 떠나려 하는지
낙엽을 휘익휘익 쓸어 모았다.
자전거를 타고 노는 아이들은 바람도 아랑 곳 하지 않고
신나게 놀았다
오후 4시쯤 되었나보다.
문득.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추억을 하나 만들어 주어야지 하는 맘으로
집에 들어가 브루스타와 냄비에 물을 담고 라면 2개를 가지고 나와
돗자리를 펴고 라면을 끓였다
등산용 코펠릉 들고 나와 작은 그릇 들에 라면을 담아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솔솔 풍겨나는 라면 냄새에 아이들은 신이 나서 하나 둘 씩 모였다
다섯명은 모였나보다..
얘들아 ! 여기 앉아라. 하며 라면을 담아 포크하고 하나 씩 주었더니
모두 좋아라 엎디어 라면을 먹는다.
난 좋아서 웃는다.
맛잇게 먹는 아이들 이뻐서 웃는다.
꽃밭에 분꽃은 저녁 시간 되어 간다며 활짝 피었다.
엎디어 후르륵 일어나 다시 자전거를 탄다.
난 맘이 따뜻해 져 와서 웃는다.
그래 !
먼 훗날 아이들은 대추나무 아래 엎디어
라면 먹던 오늘을 기억 할 게다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오늘처럼 이런 추억을 누군가에게
만들어 주겠지..
내안에 기쁨이 감돈다.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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