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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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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전업주부가 되고 싶다.


BY 김효숙 2006-10-12

어젠. 삼백명 넘는 김치를 혼자 담갔다

아줌마들은 일하느라 너무 바쁘기 때문에

혼다 다듬고. 혼자 버무렸다.

힘이 들었는지 몸살이 나서 아홉시에  버스를 타고

집으로  혼자 왔다

버스에서 내려 건널목을  건너는 길엔 할머니가

농사 지은 것을 가지고 나와서 파신다.

두 할머니는  총각 무우를 다듬고 계셨다

 

엄마가 돌아 가시 후로는 할머니 들만 뵈면. 엄마 생각에

발걸음을 멈춘다.

가로등 불 밑에 있는 할머니 채소들은 상추 .쪽파. 대파. 풋팥이 있었다.

팥을 오천원어치를 사고 돌아서려는데

할머니 손에 다듬어지는 총각무우가 날 유혹한다.

 

효숙씨. 집에서 김치 한번 담가보아요

맨날 가게서 갖다 먹지 말구요.

 

맞다.  나도 오늘 집에서 주부가 되어보는 거야

김치를 담그며 남편을 기다려 보아야지. 옛날 처럼..

두단을 사 들고 오는 길이 행복하다

온종일 일 속에서 지친 몸 금방 쓰러질 것 같지만.

내 안에 감도는  작은 기쁨이 날  신나게 한다.

집에 와서  얼른 총각무우를 절였다

눈은 자꾸만 감기어도 참 기쁘다..

 

열한시가 다 되어 돌아 온 남편은. 깜짝 놀란다.

 뭐 하는 거야?

" 응 "

나도 예전처럼 집에서 김치를 담구어 보고 싶네

 

아무 말이 없다.

속으로는 맘이 아팠으리라.

난 행복해. 2년만에 집에서 김치를 담그니까 너무 좋네..

그는 암말도 안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내 맘을 알까..아마 모를테지..

 

밤 열두시가 다 되어 가는데 난 부엌에서 김치를 버무린다.

밀가루가 없어 밥을 갈아 쪽파를 넣고 맨 손으로 빨갛게

버무렸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행복이 내 안에 감돈다.

잠을  안자도 참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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