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병원이 지난 9월 본관 1층에
'기증자의 벽'을 마련해 후원자들의 부조상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가졌다는 보도를 보았다.
이 날 마련된 '기증자의 벽'에는 서울대 병원에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신 분들 중
신양재단의 정석규 이사장과 故 이순옥 여사 등
총 8명의 부조상이 제작, 설치됐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 병원 발전후원회는 2005년도 창립 이후
개인이나 기업의 후원금 뿐 아니라 자선바자회 등의
활동을 통해서도 총 50억 원의 후원금을 조성했다는데
이렇게 모인 발전기금은 병원의 교육과 진료 사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받기 어려운 불우이웃 환자들을 위해서도 쓰이고 있다니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와는 별도로 언젠가 모 신문에서
'서울대 개인 최고 기부자는 76세의 암 환자'라는
보도에도 존경심을 금치 못 했었다.
헌데 그 장본인은 윗 글의 내용처럼
서울대 병원에 부조상으로 제작, 설치된 동인(同人)인
정석규 신양문화재단 이사장님이셨기에 더욱 미더웠다.
그 분은
"자식에게 거액을 상속하는 건 독약을 주는 것과 같다"는
말씀도 하셨다는데 참으로 지당하신 말씀이라 여겨졌다.
필자가 아는 사람 중에 부모로부터
거액을 상속받았지만 재물을 불리기는커녕
주색으로 모두 날리고 지금은 빈털터리인 사람이 있다.
근데 이같은 경우는 정석규 이사장님의 말씀처럼
부모의 거액 상속으로 인해
자식을 망친 것과 다름없다 하겠다.
자신이 암 환자로서 모진 투병 중임에도 불구하고
그처럼 숭고한 기부를 실천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이지 아무나 할 수 없는
선행임에 존경받아 마땅하다.
사람의 욕심을 일컬어 커다란 바다도
메울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누군가는 모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거나
선행을 베풀기는 고사하고 자기 자식(들)에게마저
상속을 해 주지 않는 경우도 없지 않은, 에고이스트도 실재한다
진부한 얘기겠으되 돈이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돈을 가치 있게 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조선말기의 거상 임상옥은
재상평여수(財上平如水·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인중직사형(人中直似衡·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이라고
주창하면서 평생 모은 재물을 빈민들에게 나눠주었다.
기부와 선행은 가진 것이 많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올바른 기부문화와 더불어
상속문제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드신 정석규 이사장님은
지금도 투병 중이라고 한다.
님을 존경하며 아울러 님의 조속한 쾌유를 빌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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