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만에 남편이 울쉐타를 사왔다.
나야 워낙 다림질하기도 귀찮고 해서 드라이를 해야 한다던가 하는
특별한 손질이 가는 옷을 구입하지 않는다. 별로 멋을 모르는
남편도 평소에는 뭐 울쉐타라는 것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걸로
아는데 그 넘의 세일이라는게 뭔지 아니면 한번 입어보고 싶었던지
이유야 어쨋던 그옷을 구입했다.
“그건 손빨래를 해야해”
그 말을 남편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
“응 , 그러면 자기가 하면 되겠네”
그게 내 대답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손빨래, 그건 공룡시대에나 있었던 이야기다.
세탁기에 넣고 다 빨아져서 나오고 드라이어에 넣으면
다 말려서 나오는데 뭘 귀찮게 손빨래를 하나.
요즘은 그냥 누가 빨래접어서 정리하는 기계는 발명 안하나
하는 그런 생각으로만 그득한데.
어쨋든 고의는 아니고 아이 몇을 낳은 난데
그런걸 어떻게 일일이 기억하고 있겠는가?
별 생각없이 옷을 색깔별로 구분해서 빨았는데
아~아 악~~~~~~~~~~
남편의 쉐타가 아주 조그많게 그냥 초등학교 저학년이 입어도
될정도로 줄어서 나왔다.
그때서야 정신이 번쩍.
알고나면 난리도 아닐텐데…..
이걸 어케 한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이 지나니
“자기 내 쉐타 못봤어?”
봤다고 했다간 잔소리가 시작될테고
에라 모르겠다, 시치미를 떼는 수밖에.
“쉐타 , 어떻게 생긴거 말하는거야?”
설명이 장황 , ㅎㅎㅎㅎ 이미 말 안해도 알고 있지만
시치미 떼는 김에 확실히 떼야지.
그 일은 그걸로 일단락 된 후, 난 그 쉐타를 아이들 옷장 깊숙이
넣어 두었다. 혹시라도 발견되면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나?
그러고 일년이나 지났을까, 옷장 정리를 하다 그 옷을 발견한
나는 그 옷을 끄집어 내어 딸에게 입혔다.
다행히 색깔이라던지 디자인이 딸아이가 입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무난했다. XL사이즈니까 상당히 큰거 였지만 지금은 딸아이가 입어도 배꼽이
보일 정도로 앙증하고 작았다.
남편의 눈치를 살폈지만 그게 자기옷이였다고는 전혀 짐작을 못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