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병은 그 사람이 마음에 정리를
할 시간의 여유를 준다.
가족과의 친구들에게 이별할 수 있는 시간을 ,,,,
하지만 치매라는 병은 사랑하는 가족들도
자신의 삶도 일 순간 무너뜨리고 기막히게
만들어 버리는 원망스럽기 그지 없는 마법의 병이다.
처음엔 장난하듯이 아주 가끔씩 내가 왜 이러지
건망증인가 싶다가도 어느사이 염치 없는 마법사는
사람의 생각속에 몰래 침입한 체
야금야금 생각을 조금씩 집어 삼키고 있다.
그러다 제 정신을 차려 일상 생활을 하면서
별것 아닌듯한 생각이 들 즈음 못된 마법사는 일순간
그 사람의 머리속을 살금 살금 헤집고 들어와
생각을 한입 크게 물어 삼켜 버리기도 하지만
우리는 어쩔수 없이 당하고 만다.
이때부터는 두려움에서 벗어나려 갖은 애를 써 보지만
기막힌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음을 체험하면서
과거와 현재의 미로속을 헤메고 때로는 어느 세계인지 알지도
못한체 암흙속을 오가며 자신도, 사랑하는 사람도,
가족도, 몰라보게 되고 생각은 송두리채 망각의
바닷물에 빠져버려 영원히 건질수 없는
현실을 맞닦뜨리고 나면 온 가족이 절망속에서
눈물을 흘리게 되고 사랑하는 가족들의 삶까지
마구 뒤흔들어 놓기에 아무리 인내로 다져진 강인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견더내기 힘든 삶이 아닐수 없다.
결국 마지막에는 부모를, 배우자를, 기막힌 현실속,
현대판의 고려장이 아닌듯 고려장인 요양원으로
보내질수 밖에 없는 현실에 효자도, 불효자도
어쩔수 없이 눈물을 삼키며 그 곳을 찾게 된다.
온 가족을 견딜수 없는 아픔에 젖어 들게 하고
한사람의 생각을 통채로 훔쳐간 나쁜 마법사는
허공에서 혼자 큰 소리로 비웃고 있을 것을
잘 알지만 어쩔수 없는 참담한 현실,,,,,
나는 그 현실을 아주 오래전부터
조금씩 맛을 본 적이 있다.
내 나이 49-50대 젊었을때,대낮인데도 집을
찾지 못해 시장바구니를 들고는 가슴은 멍청한 봄날이
되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혼자 길에 앉아 있기도
했었고 집을 20-30분 거리에 두고도 찾지 못해
너무나 무섭고 겁이 나서 그 자리에서 울었던 적도 있다.
그 전에 하늘에서 나에 대해 이런 저런 말씀과 함께
이런 무서운 병이 올 것이라고
일러 주신적이 있고 보여 주시기도 하셨다.
절대 망각의 강을 건너지 말라고 몸을 이승에 두고
생각만 저승에 먼저 가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막을 수 있도록 미리 일러 주시는데도 내가 조금
건방지게 고집을 부린것 같다.
이겨 낼수 있다고,, 아직 젊다고,,,,
그런데 경험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머리 속을 아무리 갈고리로 파 헤쳐 보고
손으로 머리카락을 들쑤시면서 지어뜯어 보아도
암흙속에서 벗어나지는 못했고 벗어날 수도 없었다.
친정엄마가 급성치매였기에
(그야말로 자고 일으나 벽에 똥칠을 하는)
그래서 언제나 내게도 급성치매가 올까봐 그것이 가장 두려웠다.
하늘에서는 치매도 유전이라 하셨기 때문이다.
헌데 그 증세가 또 다시 나타났다.
남의 인생을 순식간에 암흙의 세계로 만들어 버리는
악날한 마법사는 초대하지 않았는데도
자기 마음대로 불청객이 되어 내 삶에 뜩 하니
들어와 제집 마냥 큰 소리치고 앉아 있다.
하늘에서 또 다시 내게 보여 주신다.
"내가 일이 있어 외출을 하는데 저 만큼 가다보니
내 지갑도, 핸드폰도, 아예 가방자체를 가져오지
않고 빈몸으로 가다가 놀라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여 주신다.
나는 순간 순간 내가 왜 이러지 아- 내가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야" 하며
꿈속에서 옆에 사람에게 하는 말이
"어째 이놈에 머리 속에서는 나올 줄만 알았지
들어갈 줄은 모르는 것야 하면서 내 머리를 움켜 쥐는 것이다"
.
그러면서 내가 하늘에 예탁해 둔 돈이
(예전에 올렸던 기도금) 다 끝났구나,
모두 소진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나는 적게라마 기도금을 마련해야 했었다.
더 경험해 보고 싶지만 무섭고 겁이 났다.
행여 나도 급성 치매가 올까봐,,
모를 때는 무엇이던 무섭지 않다.
하지만 한번 당하고 나면 어떤 것이던
그 일에 대해 머리속에 나쁜 기억들만 저장되어 있어
두번째, 세번째는 그 트라우마 때문에 더 두려워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