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니 감기환자가 많아졌다.
우리 원에 영아들도 감기를 달고 약은 추가로 들고 온다.
연장반의 최고봉(?))인 우주(가명)가 보이지 않아 담임쌩에게
"우주가 안 보이네요. 오늘 결석인가봐요?" 하고 물으니
아파서 오늘 쉬기로 했단다.
"어쩌나...우리 우주가 안 나오면 섭섭한데."
내말이 끝나자마자 담임쌤이 웃는다.
사실 우주는 연장반을 하는 영아로, 최고 오래된 영아 중의 한명이다.
부모가 둘다 직장에 다녀서 아침 8시 좀 넘어서 등원하고
오후 6시즈음 하원하는 원에서 하루를 보내는 친구라
더 마음이 쓰였다.
영민하고 눈이 초롱하고 속눈썹이 아주 긴 예쁜 남자아이로
장난은 좀 심하지만 이젠 나에 대해서 파악을 했는지 많이
조절을 하는 똑똑한 아이.
한번은 간식으로 쥬스와 귤 세개를 가져와서 먹는데
귤을 까더니 나를 쳐다본다.
"우주가 귤을 까서 먹고,친구들 에게도 나눠주고 싶으면 나눠주면
더 좋겠지?"
열심히 귤을 까서는 일단 자기 입에 먼저 넣고
다른 형아와 친구들에게 나눠준다.
그런데 유아가 "나는? 우주야 나도 억고 싶어."하면서 간절한
눈빛을 보내는데도 외면하며 귤을 안 주는거다.
"우주야! 왜 유아는 안 주는거야?"하고 물으니까
아까 자기 장난감을 뺏았단다.
"으응 그래서 기분이 나빴구나.
유아야 앞으로도 우주 장난감 뺏을거야?" 물으니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면서 눈물이 그렁거린다.
유아는 다른 영아보다 말이 팔라서 의사표현이 확실하고, 친구들 장난감을 잘 뺐고, 먹는걸 좋아하는 영아다.
우주는 그제서야 화가 풀렸는지 귤 하나를 까서 자기 먼저 먹고
유아에게 두알을 건넸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들~
유아가 한마디 건넨다.
"으응...나도 엄마에게 이야기해서 내일은 간식을 가져 올거야."
말은 이쁘게 했지만... 다음날 간식은 가져오지 않았다.
하루 못보고 만난 우주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네니
내무릎에 얼른 앉더니 다른 영아가 올세라
"오지마~~" 하는 우주.
이렇게 앙징맞고 예쁜 영아들 데분에 오후시간이 금방지나간다.
선생님이 너희에게 감기를 옮은거 같은데 그게 대수야
나의 사랑스런 영아들을 매일 만나는 재미가 얼마나 즐거운데!
고마워~~나의 삐약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