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주가 많이 내려갔습니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빨라집니다.
이런날
더 따뜻하게 다가오는 언어가 있습니다.
화롯불, 군밤, 군고구마, …….
화롯불에 익힌 군고구마처럼,
그렇게 나에게 다가온 인연이 있습니다.
내가 다가섰다는 표현이 더 맞지 싶습니다.
그와 이야기하다 보면 잊고 있던 유년의 그리움마저 덩달아 일렁거립니다.
오늘은 점심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잘 익은 고구마를 먹었습니다.
식성도 유전인 듯 합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고구마를 참으로 좋아하셨습니다.
그러나 맛있게 드셨지만
생목이 오른다며
언제나 노루모산 가루를 한 숟갈 듬뿍 떠서 드셨지요.
참으로 맛있게 먹긴 먹었는데 영 속이 그렇습니다.
살면서 참으로 많은 상처를 만들게 됩니다.
스스로가 만든 상처도 있고
타인으로 인해 생긴 상처도 있습니다.
그만큼 인간은 세상의 위험요소에 노출이 되어 있다는 것이기도 하지요.
웬만한 상처는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아물기도 하도 흔적조차 없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사이에게 생기는 상처는 참으로 오래갑니다.
의도가 되었던 상처이건 의도하지 않았던 상처이건 그것은 느끼는 마음에 따라서 그 깊이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지금 나는 먹지 않아도 되었을 고구마를 먹고 고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먹지 않았으면 참으로 먹고 싶어 안달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생각한 것을 행동하지 않으면 평생 생각만 할 것이다.
생각한 대로 움직이고 있으면서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 길에 대해서 생각 나누기를 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