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고 나오자 찬 공기가 먼저 반긴다. 동절기 답사는 등산하는 날 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된다. 등산은 걸음을 멈추는 시간이 적고, 산을 오르다 보면 더워서 중간에서 입던 옷을 벗게 된다. 한겨울 등산이지만 반소매 옷은 필수로 가지고 다닌다. 체온유지를 위해 밥 먹는 시간과 산 정상에 머무는 동안 보온성 좋은 옷을 입지만 답사는 처음부터 따뜻하게 입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 아침으로 떡국을 든든하게 먹었고 따뜻한 차도 마셔 그런지 그리 추운 줄은 몰랐다. 무작정 따라 나섰다가 고생을 한 적이 있기에 아침은 꼭 챙겨 먹게 된다. 체험에서 오는 경험이 무시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속한 시간에 출발 장소에 도착하였다. 버스가 출발하였고 주최측에서 준비한 음료와 떡을 나누어준다. 떡은 한국인의 모든 喜怒哀樂에 함께 하는 음식이다. 백일, 돌, 환갑은 누구에게나 예정된 경축일이고 이날만큼은 떡이 빠지지 않는다. 입시나, 취업, 결혼 등으로 가슴 졸이거나 즐거워하는 자리에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퍼하는 자리에도 떡이 있게된다. 정결과 장수를 기원하는 백설기 부정을 막는 수수팥떡(이 떡은 태어나서 열 살이 되는 생일까지 아이에게 해주면 모든 액운이 물러가며 장수한다고 한다.) 시루떡, 인절미, 송편 등 우리네 떡은 입에도 달지만 음식에 담긴 뜻도 깊다. 떡은 조상을 섬기는 제사나 간절한 기원을 올리는 고사에도 제물로 진설된다. 지금 내가 들고 있는 떡은 모듬찰떡이다. 찹쌀에 잣, 밤, 대추, 서리태가 들어있다. 찰떡은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녹여도 그대로 찰기가 있어서 아침으로 먹으면 속이 든든해진다. 웰빙바람이 불면서 대용식으로 떡을 먹는 사람이 늘고 있고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신개념의 떡이 출시되고 있다. 답사여행 때마다 이런 찰떡을 먹게 되는데 금방 떡집에서 해온 떡이라 김이 모락모락 나고 맛은 그만인데 손으로 떼어먹기가 그렇다. 뜨겁고 차진 떡을 어떻게 잘랐으며 비닐봉지에 한 개씩 포장한 것이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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