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의 고된 땀 방울은 황금색 가을 들판으로 다가와서 벼는 익고 낱알들의 무개로 고개를 숙이고
우리집 앞마당에 늙은 감나무에는 주저리주저리 감이 익어가고 감이너무 많이 달려서 감나무의 허리가 휘질려합니다
얼마걸리지 안는 거리에있는 뒷산에는 온통 밤나무로 가득합니다
밤꽃 향은 왠지 싫지만 그 꽃이 지고난자리에 달린 밤은 보기만해도 좋습니다
밤송이가 벌어진 사이로 토실토실한 밤 형재들이 쏘옥 보이니 긴 대나무 장대로 툭 치면 후두둑 밤송이 가시까지 떨어지면 가시에 찔리기도 하고 또 미끄러져서 엉덩방아를찧을라 치면 꼭 밤가시에 찔려서
몇일을 가려워서 애를 먹기도 하지만 밤줍는재미에 가려움은 잊은채 밤을 줍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을 하늘로 퍼져나갑니다
내 어릴적 이맘때의 시골집 생각이 아련하게 그려집니다
추석이 오면 우리 동네에서는 그때 4에이치 라는 농촌 청년들 단채가 있었는데 마을 오빠들은 내잎 크로바가 그려진 흰 모자를 자랑스례 회원임을 강조 했엇지요
물론 우리 오빠도 4에이치 회원이였고요
그때 오빠들은 마을 에 경조사를 도맡아서 했습니다
결혼식이나 회갑집 초상집등등 다니면서 잡일을 다 도와졌엇지요
그리고 추석에는 동네 노래자랑을 개최합니다
이름 하여
"동 남촌 콩쿨대회"
우리 마을은 동촌 남촌 이렇게 적게 구분해놓고 한마을에서 살았지요
학교 갓다 오는길에 마을입구 정자 나무에 오빠들이 직접쓴 노래자랑 현수 막이 보이고
뚱땅 거리는 통기타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집에가는것도 잊고 오빠들 하는 일도 돕기도 하고
마이크를 신기하게 만져 볼라치면 오빠들이 혼을 내기도 했지요
성능이 좋지 않은 음향기기 때문에 소리가 중간중간 끊어지기도 하지만
마이크 하나에 고물스피커두대 낡은 통기타 하나뿐이지만 지금의 어느악단 부럽지 않았던 그 시절이지요
추석 이삼일전부터 예선전이 열리기 시작을 하는데
낮에는 오빠들이 연습을 하고 해가 질때쯤부터 는 관객들이 얼기 설기 역어서 지붕만 간신히 만들어놓은 천막밑으로 입장을 하기 시작합니다
꼼방대 드신 할아버지 지팡이드신 꼬부랑 할매
한껏멋을내서 분냄새 살짝 피우는 옆집언니 동무들도오고 동내 쪼무래기들까지 천막안은 금새
만원이 되고 젊은 오빠들은 천막밖에서 구경을 합니다
사회자는 키가 좀 작은 상식이 오빠가하고 통기타잘치는 경수 오빠가 연주 를맡고
상식이오빠
"아아 마이크 태스트 중입니다 잘들립니까 할배요 .....'
"하모하모 잘들린다"
"자 그럼 지금부터 추석을맞이하여 동남촌 노래자랑을 시작하겠습니다
근사한 상품도 많이 준비돼잇습니다
우리 동민 여러분들께서는 많이 참석 해주시고 타향서 고향 돌아오시는 우리 형님들도 많이
빛내주시길 바래며 먼저 이장님부터 모시겠습니다
이장님 어데 계십니까 자 여러분 박수로 맞이합시다"
짝짝짝.....
그당시에 마을 이장님은 우리 아버지셨다
"두만강 푸른물에 .........."
젊은 시절 한가락 하셔서 엄마속을 많이 태운 아버지는 노래를 무척 잘 하셨고 흥도 있으신 멋쟁이셧다
더구나 막걸리한잔 거나하게 하시면 대단한 노래실력이 술술 나오신다
이장님 노래를 시작으로 밤이 다가도록 마을 어귀에는 돌아갈줄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흥이넘친다
통기타를 치는 경수 오빠는 앞머리가 눈을 찌를만큼 찰랑찰랑 내려서 시커먼 색안경을 기고 퉁 퉁 기타를치는데
티브이조차 없던 그시절이라 연애인구경도 못한 시골 처녀들이 오빠한태 관심을 가지는것은 당연지사였고 그래서 오빠인기는 요즘의 잘나가는 가수 비 못지 않았다
추석날오전에는 차례를 지내느라 조용하고 오후가되면 슬슬 막이 오르는데 추석당일은 열기가 대단하다
타지에서 돈 벌어서 돌아오신 오빠나 아저씨들이 대거 참석을 하기때문이다
어르신들 술값도 기부하고 마을회관 건립비를 기부하는 성공한 아저씨도 계시고
물론 기부하는사람은 우선적으로 노래를 할수 있다
보릿쌀 한말을 팔아서 야밤 도주한 우리 시촌 언니도 추석이라고 돌아와서 노래를했다
언니는 긴 생머리를 했는데 유명배우 문희보다 더 이뻤다
사람들은 언니가 노래를 너무 잘한다고 하시면서 서씨 집안의 피는 못속인다고 칭찬인지 욕인지 모를 말씀을 하셨다
무대에서는 신나게 노래를 하고 무대 뒷편에서는 집계를 정하시느라 정신없다
3일간의 성적을
드디어 발표를 하게된다
일등은 양은대형국솥단지 이등은 양은 찜통
삼등은 삽
그리고 참가상은 모두 호미를 한자루씩 안겨줬다
시상식이 끝나면
돼지고기에 찌짐에 막걸리에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평소에 구경하기도 어려웠던 각종 음료수를 ////////
마을 어르신들께서
오늘을 위해서 돼지를 한마리 를 기부하셨다 뜨끈 뜨끈한 삶은 돼지고기가 접시에 오르고
주거니 받거니 하고 술이 거나하게 오르면
징소리가나고 장구에 꽹과리에 제2탄 마을 축제가 열려서 모두들 하나가된다
어른 아이 모두들 신이나서 새벽 이슬에 옷이 젖는줄도 모른고 아쉽게도
뜨겁고 끈끈했던 동남촌 콩쿨대회는 막을 내린다
아스라이 추억속에서 떠 오르는 어릴적 추석
그시절이 한없이 그립고
그곳이 지금 생각하니 지상낙원이 아닌가싶다
지금은 이세상 소풍 끝내고 천상에 계신 아버지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도
그옛날 그대를 기억 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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