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봄 나무들을 보아라
땅속 젖줄에서 보내주는
뽀얀 생명물을 빨아 올린 나무
탱탱하게 살이올라
낭창낭창한 가지 잡아당겨도
제자리로 우뚝선다
뼈 속 까지 골수가 찬 나무들은
부러지지 않는다
손등을 치고 튕겨나간다
그 희망찬 몸짓
푸른 몸으로 계절을 살아낼 나무들은
거칠고 험한 비바람 몰려와도
끄덕 없는 다리를 가졌으니
뿌리 뽑히지 않고 살아내리니
달뜨는 밤이면 두 눈 파랗게 밝히고
별처럼 빛나는 눈으로 살아내리니
고공낙하해도
부러지지 않는 다리를 가졌으니
사뿐히
세상의 언덕으로 내려앉을 한 마리
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