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드니까 더 힘들다. 티브이를 봐도 뭐를 봐도 말을 다시 배워야 하나 아님 영어를 제대로 공부를 해도 말 길을 못알아 먹겠다. 눈도 노안이 와서 돋보기 쓰고 화면에 뜨는 글이 확인된다. 가는 귀는 아직 안 먹었지만 가끔 상대방 말도 잘 못 들어 나 혼자 오해를 하고 나중에 보니 그 말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 할 때 참 난감하다. 용감하거나 무식한 것도 아무때나 써도 모르면 약이라는 말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쓰는 세상 이다. 지금은 모르면 죄인이 되는 기분이다. 그래선가 배워라 공부해라 알아야 잘 산다 등등 아무리 봐도 가면 갈 수록 나하곤 전혀 아무 상관없이 따로 국밥이다. 이렇게 살든 저럴게 살든 각자 나름대로 사는 방식 다르고 길이 다른 것을 그것도 너무 다양한데, 이제와서 교육을 평준화 하면 뭐하나 그 교욱받은 학생들 다 평준화 되는 거 진짜 어려운 일이다. 나이들어 더 배워야 할 것이 자꾸 추가 추가다. 스마트폰도 무식하면 진짜 애물단지고 사는데 필수 기본이 되버린 운전이나, 운행 안가도 집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두둘겨 돈 보내는 세상인데 불과 몇 년 전에도 오는 전화 잘 받고 거는 전화 잘 터지면 되는 줄 알았지만, 변해도 너무 빠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나같은 길치나 기계치는 그냥 더디더라도 고지서 나오면 들고 가서 내고 은행에 앉아 공짜로 주는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은행앞에서 노점상에서 나물파는 할머니하고 이 나물은 어디서 뜯은 거예요? 묻기도 하고 천원어치 달라고 해도 덤으로 한 주먹 더 받아야 많이 받는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는 얼굴 뵈면 요즘 어떻게 잘 지내셔요 인사도 하다가 맘맞으면 순대도 같이 사서 나눠먹고 그러다가 하루 가면 저녁에 드라마 한 편 보다가 졸리면 자고 그렇게 살아도 서운할 것 전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요즘 너무 오래 살아 제 1장 막은 내리고 제 2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데 하긴 나 어릴 적 나이 오십 넘어도 다 할머니 되는 줄 알았던 내가 나도 오십 넘어보니 아직 젊어도 너무 젊은 할머니다. 진짜 뭐하고 살면서 늙어가야 되나 심사숙고를 해봤는데,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사람 만나 수다떨다가 수다 들어주다가 맛있는 거 같이 먹고 그래도 부족하면 전화하자고 서로 그렇게 약속을 하는데 나이 들어 아프면 친구들도 만나기 힘드니까 건강관리도 꼭 해야 되겠다. 다음 주에 건강검진 받으러 가야 하는데 문득 내 몸에 그 동안 게으른 주인 만나서 니가 고생이다 갑자기 이런 말이 떠오른다. 거울 보고 내 얼굴을 보니 그 동안 참 고생했다. 못생긴 얼굴이라도 이게 어디야 아직 잘 걷는 두 다리가 있으니까 고맙고 별 탈 없이 살아 준 것만 해도 돈 많이 벌어 놓은 것보다 안 아픈 것만 해도 든든하다. 어쨌거나 벌써 삼월이 다 지나간다. 뭔 세월이 이리 빠른지 모르겠네 .. 곧 벚꽃이 필려나 보다. 날씨 참 좋타! 오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