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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을 아무나 하나?


BY 천정자 2015-01-08



남편이 금연을 시작한지 한 달이 거의 다 되간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몇 칠전에 밤 아홉시만 되면 잠 잘 자는 잠퉁이 마누라를 발로 쿡쿡 차면서

어이 나 배고파 뭐 좀 없냐고 보챈다.

어린 애들 간식 달라는 거 마냥 똑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집은 일찍 잠을 자느라 야식을 먹을 새가 없었다.

 

그나마 애들 크는 동안 지금의 아파트가 아닌

버스로 한 참 구비구비 산 넘어 다리 건너 오는  시골오지라

배달을 아무리 많이 주문해도

넘 멀어 못 온다는 곳에 살았다.

저녁에 치킨 시키면 바로 오는 동네에 언제 이사가냐고 중국집에 자장면 시키면 바로 배달되는 동네로 이사 가자고  아들놈이 그랬는데, 그 아들의 그 아버지도 늦은 밤에 뭐라도 시켜 먹자고 보챈다.

 

졸린 눈으로 스마트폰을 보니 밤 11시 반이다.

괜히 신경질이 난다.

금연은 남편이 하는데 귀찮은 일은 내가 다 해야 하니

이거 금연이고 뭐고 다 중지하라고 하고 싶은데 남편 얼굴보니

이런 말하면 좀 뭐하지만 꼭 마른 북어처럼 푸석푸석하고 영양 보충을 치킨으로 할 게 아니라

뭐 좀 거하게 보신으로 먹여야 될 둣 싶었다.

" 뭐 먹고 싶은디?" 했더니

"찹살떡!"

 

배달음식 중에 떡도 배달이 되나 검색을 해보니

그림이 딱 화면에 뜨는데 어떤 여자 얼굴이 눈은 게슴츠레 떳는지 감았는지 입은 헤 벌리고 노안이 온 나에겐 그렇게 보였다. 요즘은 사람 얼굴모양을 한 떡도 배달 해주나 보다 했다.

다시 검색을 해보니 영화가 뜬다. 가만히 보니 야동 제목이다.

졸리긴 하지 떡 먹고 싶다고 징징 거리는 남편 앞에 그 여자 얼굴을 보여 줬다.

" 이 여자가  떡하고 나와 이 것도 주문하면 배달 해주나?" 했더니

" 누가 여자 배달하래 찹쌀떡 달랬지?" 남편이 언성이 높아진다.

 

아무리 뒤져봐도 없다. 괜히 야리꾸리한 영상만 자꾸 열어진다.

내일 사다준다고 했더니 언제 기다리냔다.

이거 참 남편 담배끊는 거보다 더  대단한 집안 일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