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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마트폰이 고장 났을 때


BY 천정자 2013-05-11

나는 영화배우 이름을 잘 못 외운다.

이름을 들어도 얼굴과 바로 연결이 잘 안 된다.

어디 영화배우 뿐일까. 연예인이라고 말한다면 어지간한 유명인 이름만 겨우

아 ! 그 사람 이럴 정도다. 가수도 텔렌트도 요즘은 비스므레해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 같고.

이젠 노안이 있다보니 분간도 영 쉽지가 않다.

 

몰라서 불편한 것들이 참 많다.

요즘 내가 사용하는 스마트폰도 그렇다.

분명히 내 스마트폰인데 내가 원하는데로 작동이 안 될 때

한 대 쥐어패야 말을 듣나 ? 이리 저리 손가락으로 올렸다 내렸다 해도 꼼짝 없이 먹통이다.

이런 것이 한마디로 불통이다 싶다. 잘 모르니까   대리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가서 이거 왜 이러냐고 물으니 전화 하시지 들고 오셨냐고 한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은 A/S도 전화로 해주나보다 했다.

 

와이파인지 뭔지 그게 안 뜨면 작동이 멈춘다나 뭐라고 하는데

속으론 그랬다. 이거 도대체 뭔 소리여?

말로 하면 아뭇것도 모르는 아줌마가 나다 이럴까봐 대답은 네네 했는데

아무래도 가다가 무슨 말인지 몰라 또 올 것 같아 얼른 물었다.

"저기 작동이 멈추고 화면이 안 바뀌면 전화해도 고쳐 줘유?"

멀뚱하니 나를쳐다보던 직원이 상냥하게 대답한다.

" 그럴 땐 대리점이 아니라 서비스쎈타에 가셔야 합니다"

 

요즘 기계가 발달하는 만큼 내 머리 발달하는 속도는 정말 느리다.

글자 배우듯이 기계작동법을 따로 배워야 내 스마트폰도 내 마음대로 작동을 할 수 있으니 배울 것도 익힐 것도 참 많아졌다. 그리고 외워야 할 것들도 또 추가된다.

달리 아줌마인가 단순한 것을 좋아하고,  복잡한 것 딱 질색인 체질에 조금만 기능을 추가한다고 해도 뭔지 몰라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나한테 달팽이 속도도 절대 느린 것이 아니다라고 느낀다.

이래 저래 나 혼자 느려터지게 살아도 복장 터질 일은 전무하지만,

남편은 이 느려터진 마누라 땜에  펄쩍 펄쩍 뛴 적이 많단다.

 

미리 미리 준비해서 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하는데,

내 보긴 미리 미리 걱정부터 적금 들듯이 차곡차곡 쌓아 놓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일도 아직 벌어지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할 거냐고 나한테 역정을 내는데,

지금은 그럴 때마다 준비한 대답을 써 먹는다.

" 그건 그 때가서 해결할 일이고!"

 세상 무사태평 저리가란다. 나보고 아예 길을 만들어 니 멋대로 살란다.

큰 아이 나중에 장가 갈 때 집도 해줘야 하고 남들은 눈 크게 뜨고 돈 벌려고 기를 쓰는데 니는 뭘 믿고 그렇게 천하태평이냐고 한다. 내 대답은 간단하다.

장가를 갈 지 결혼을 할 지 지금 군대에서 무사히 복귀만 기다리고 있는 것이 순서지,

뭘 그리 그런 걸 갖고 미리 나랑 말다툼하냐고 싸울 일이냐고 따지니까 대답이 할 말이 없나 거시기 그렇다 그거여 이런다. 뭐가 그럴다냐구요?

 

아무리 봐도 아들 집장만이 급한 게 아니고, 부부 노후에 쓸 돈이나 잘 관리해야 할 둣 싶다. 자식한테 다 주고 자식한테 꿔준 돈 받으러 가는 듯 그런 부모 지금 무진 많다. 채무관계도 아닌 분명히 부모 자식간에 돈독한 정이 이 놈의 돈이 사람 붙였다 떼놨다 하는 것 우습지도 않다. 잘 모르면 나만 손해라는 것은 당연한데, 당연한 것이 이상하게 나만 겪는 것 같아 억을하다. 어찌 됐든 나이 들수록 이 기계맹이 되는 것은 시간이 갈수록 급속화되니 다시 내 스마트폰을 이리 저리 눌러보고 밀어 보고 뒤져 보다가 희한한 생각이 든다.

 

선도 줄도 없는 것이 누르기만 하면 사통발달 안 터지는 곳이 없는 손바닥만한 기계가 내 가슴을 놀라게도 하고 울게도 하고 기쁘게도 한다는 것이다. 모든 생활에 기본적으로 가장 넓게 포진한 기계가 내 생활에서 거진 다 쓰임받는다는 것에 놀랐다. 언제부터 였을까, 집 전화도 없어 늘 공중전화 박스에 길게 늘어진 줄 끝에서 내 순서가 언제오나 하던 그 때 그 시절은 정말 아득한 옛날이 된 지 오래다. 쪽지쓰고 편지 쓰고 메모지도 다 스마트폰에 규격화되어 저장된 것을 보니 새삼 시대가 이렇게 변했구나 했다.

 

밥도 빨리먹어야 경쟁시대에서 살아 남는다고 누가 말 한적은 없지만, 살면서 무엇을 빨리 이룩해야 한다는 그 조바심이 누가 맨 처음  개발을 했는지 진짜 궁금하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헤 희생하는 것은 숭고하나, 내 보긴 누구와 비교하여 상대적인 빈곤 때문에 겪는 어려운 문제가 발생되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남편의 친구들이 일찍 결혼하여 손자를 봤네 하는데 울 아들은 이제야 군대를 갔으니, 남편의 바램이라면 제대 하자 마자 당장 할 일은 결혼부터 해야 할 판이다. 순전히 남편의 일방적인 생각일 뿐이다. 요즘에 애들이 부모가 하라면 네하고 순종하는 애들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름 자식 인생 대신 살아 줄 부모 없는 것 상식인 지금인데,

 

이젠 자식과 같이 늙어야 할 시대다. 자식 결혼자금 뿐만 아니라 내 노후자금도 같이 써야 한다는 애기다. 기댈 언덕은 자식이 아니라 싫든 좋든 바로 돈이다. 그러니 돈을 잘 버는 것보다 잘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내 스마트폰도 작동 법을 제대로 배워서 사용하듯이 내가 번 돈도 잘 관리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이 말 할려고 진짜 서론 길게 늘려 써놨다. 아이구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