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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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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찾습니다


BY 천정자 2011-03-13

울 고양이가  집을 나간지 한 일주일이나 지났다.

남편은 이게 바람이 났나 어디서 사고 당했나 여간 걱정이 아니다.

나도 출근해서 영 걱정되서 전화하면 아직 돌아오지 않앗다고 대답을 들으면

그냥 힘이 스르륵 빠진다.

 

혹시 이거 도로에서 로드킬 당한 거 아닐까?

워낙 박치기를 잘해서  프로 레슬러 김일 선수 보다 이마가 단단한데.

아침마다 제 시간에 니 이야옹~~~ 진짜 알람보다 더 정확하게 맞춘다.

그 시간에 너무 조용해서 우린 더 이상하다.

너무 익숙한 탓에 조용한 것이 더 이상해진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묶어 놓고 키울 걸...

 

삼월이니 마당도 어수선하다. 지난 겨울에 꽁꽁 얼어붙은 추위에 상수도가 얼어서

터졌나 작은 개울처럼 물이 졸졸 샌다. 남편이 어떻게 대충 틀어 막긴 막았는데 그래도 물은

여전히 샌다. 그 주위가 흙이 질척질척하다.

 

고양이가 집 나가선가 앙숙인 울 복순이가 나를보고 짖는다.

" 야 니는 주인보고 짖냐? 어째 그러냐?'

옆에서 그 모습을 보던 남편이 그런다.

"그러니까 부지런히 얼굴 좀 보여줘야지 재도 헷갈리나 벼?"

 

내가 지한테 얼굴을 가리고 다녔었나 왜 안주인을 몰라보냐 다그치려다 말았다.

하긴 요즘 내가 나이트 근무한다고 낮에 자고 밤에 출근하고 언제 지 얼굴을 봤을까 싶다.

 

날씨가 풀리니 살 것 같다. 움츠린 허리도 피고 어깨도 활짝피고 하늘을 보니 진짜 파랗다.

봄이 왔으니 이젠 본격적으로 나물도 뜯고 놀러도 가야 하는데 .

 

늘 집 지켜주던 울 고양이만 돌아오면 걱정이 하나도 없는데

하이고 이 눔이 왜 이리 속을 썩이는 겨?

 

언제든지 돌아오면 니 좋아하는 멸치많이 삶아 줄께!

애타게 기다린다...

어디서 잘 먹고 잘자고 있는거니?

그래도 우리는 니 식구인디

소식보면 꼭 좀 연락줘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