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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자녀에게 식당에서 술을 권하는 부모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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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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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떻게 그렇게 생겨먹었냐?


BY 천정자 2010-08-09

몇 칠 전부터 주방에 형광등이 양쪽끝이 여편네 기미끼는 것처럼

거먹죽죽하게 끼인 것을 발견하고 그 긴 형관등을 사러 가야한다는 생각을 굴뚝 같이 했건만, 이 죽일놈의 나의 기억의 한계선이 마트로 가다가 엉뚱한 곳에서 뻗쳐 늘 집에 다 와서야 아이그 형광등 사야 하는데..

 

이러기를 몇 칠 반복하다 보니 기여히 울 집 주방 형광등 몇 번 꺼졌다 켜졌다 반복하더니

끝내 다시 켜지지 않았다. 울 아들 그러네.

" 엄마 형광등도 전화하면 배달 되나?"

나를 의심스런 눈으로 쳐다본다. 마트로 사러가다가 뭘 사야 하는지 잊어버려 또 전화를 하는 엄마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아예 전화로 배달을 시키면 득달같이 오는 치킨으로 착각했나 보다.

 

덕분에 오랜만에 양초를 찾고 촛불을 키니 그것도 괜찮은 분위기라고 했더니

울 딸도 한 마디 하네.

" 엄마! 낼 꼭 사올거지? 형광등?"

"물론이지!"

 

대답이나 하지 말걸 그랬다.

그 다음날 왜그리 바쁜지 집에 형광등 두 반 돌아가셔도 전혀 큰 일이 아닐만큼 나는 중요한 일을 하고 난 후 집에 돌아 가는데 뭔가 개운치 않았다. 내가 오늘 참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그게 뭐지? 아이그 뭐더라' 집에  다 오도록 곰곰히 뚫어져라 생각을 점검해도 도통 안 나는 것이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나 불이 켜지지 않았다.

 

사실 어딜 갔다가 집에 돌아 오는 길에 마루에 불이 환히 켜져 있으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식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무언의 표시인데, 주방이고 마루고 방이고 모두 불이 꺼져 있으니 다들 아직 안들어 왔나 싶어 부리나케 마당으로 들어서는데.

 

남편이 마당에 평상에 앉아 있는거다.

' 자기야 왜 여기에 앉아 있어?'

" 니 형광등 사왔나?"

 

아! 미치겠다...남편이 또 날 노려보네..울 딸이 그런다.

" 엄마! 울 집 형광등이 다 나갔어?'

어째 그런 일이 다 생길까? 어떻게 함꺼번에 불이 나가냐?

하긴 별 일이 다 생긴다고 하지만

 

앞장 서란다. 남편이 형광등 사러 같이 가잔다.

형광등사고  나왔는데, 울 남편이 그러네.

더운데 삼계탕이나 먹잔다.

하자는대로 해야지 내가 무슨 힘이 있나?

 

어제가 말복이었나? 했더니

" 으이그... 어제는 입추였다고? 제발 잘먹고 잘 생각좀 챙기고 살자! "

흐미 벌써 가을이 왔다고? 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