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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시어버님을 발로 차고 두둘겨 팼어요..


BY 천정자 2010-04-04

2010년 양력으로는 4월 3일이고 음력으로는 2월 19일이 시아버님 생신입니다.

저는 사형제중에 큰 며느리인데 어쩌다가 외며느리가 되버렸지요.

더군다나 저는 아주 날라라 살림을 하는  선수인데

시아버지 생신날이라고 갑자기 프로주부로 바뀐다는 것은

울 시집의 희망사항 일 겁니다.

특히 우리 시댁은 저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거나 버리는 것을 일찌감치 하셨기에

맏며느리가 끓여주는 미역국은 그렇다치고

그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밥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도 걱정  하고 있을텐디.

결혼한 지 이십년된 오래 된 며느리가 되레 귀한 며느리가 된 겁니다.

어쩌다가 내가 이런 대접을 받게 되었는지 언제부턴가 자리가 뒤바뀐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쩐일인지 제가 아주 착하게 일찍 일어나서 가고 싶은 겁니다.

금요일 저녁에 남편이 일일히 시장을 봐 두었다고 하고

미역국도 미리 끓여 놨으니 큰며느리만 나타나면

아버님 일흔 두 번째 생신상만 차려주면 되는데

 

아침에 일찍 출발 한다는 것이 글쎄 애가 놀토인 줄 알았더니 학교를 가야 한다네요.

아차차..당장 애부터 밥먹이고 보내다 보니 이미 아침 7시가 넘어가고

어휴!..이게 뭐냐고 가만히 곰곰히 따져보니

신랑이고 남편인 큰 아들이 착각을 단단히 한 겁니다.

세상에 그 날이 일요일 줄 알았다네요..

 

조카들도 모두 학교를 간다고 텅빈 주방에서 혼자 그 많은 미역국을 봤을테니

어이가 한 참 뒷통수 벅벅 귺게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생일날 아침에도 제대로 생신상을 못 받은 울 시아버님 저녁엔 근사하게

멋진 식당에서 예약을 해서 챙겨드려야지 하고 시집에 도착하니

 

울 시아버님 안색이 이상하셔요.

노랗게 변하시고 식은 땀이 줄줄

그리고 허리를 못 펴시고 급기야 자리보전하고 누우시는 겁니다.

 

얼마전에 암수술을 하시고 항암치료도 안 받겠다 버티시더니 다시 병원치료를 꾸준히 하셨는데

왜 이러시나 보니

"야 야 배가 너무 아프다 내가 왜 이러냐?"

이러시는 겁니다.

토요일이라 근처 병원문도 닫혔을테고 천상 큰 병원 응급실에 실려가셔야 되나. 

 

아무래도 시아버님 손을 제가 덥석 잡고 막 주물렀더니

체하신 것 같아요 아버지 오늘 뭐 잡수셨어요? 아버지?

"야 뭐 먹은 거 없는디 .."

 

옆에 계신 어머님이 그러시네요.

"엊저녁에 혼자 뭐 먹은 겨? 몰래 먹응께 탈 난 거 아녀?"

 

손에 땀도 차고 할 수없다. 아버지 엎디려봐유 해놓고 등허리를 손바닥을 모아서 등허리를 사정없이  텅텅 두둘겨 팼죠.

대한민국 어떤 며느리가 시집와서 시댁부모님 등허리 이렇게 패는 며느리 나 밖에 없을 겁니다.

몇 번을 두둘겨 패도 아버지는 아프다는 말씀을 안하셔서 그야말로 실컷 팼다고 하면 과장표현인가?

 

그러다가 영 안되겠데요

아버지 엉덩이를 양쪽으로 발로 툭툭 차고 온 몸을 발바닥으로 누르고 패고 툭툭차고

하다보니 결국 아버님이

" 끄~~~억!"

아! 트림이 나오는 겁니다.

단단히 언치셨나 봅니다. 한 번 더 나와야 한다고 또 등허리며 엉덩이며 다리를 발로 툭툭 찼더니

또 트림이 거억 하시는 겁니다.

 

마침 수지침이 있기에 손가락 열개를 다 땄어요.

그제야 아버님이 그러시네요..

" 야야 이젠 좀 괜찮은 것 같다!"

 

울 남편 옆에서 내내 지켜 보더니

" 아버지 오늘 생신 선물로 실컷 맞은 신 소감이 어때유?"

 

모두 같이 웃었지요. 그래도 생일상은 끝내 못 차렸어요..급체 하신분들 기름기는 멀리해야 되고

죽을 끓여 드릴까 했더니

울 시부모님 저 죽 못끓이는 거  잘 아시나?

" 근처 죽집에 가서 죽 한 사발 사와라?"

 

헤헤..그러지요..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