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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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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받은 아이


BY 천정자 2009-08-28

 어구 어구구!!!
엄마! 나 죽겄네..아그그 다리야!
" 왜 그려?"
아침에 멀쩡하던 다리가 학교에 갔다오더니 오금도 못 피고 끙끙대는 딸내미보니
하는 짓이 그것도 귀엽다.
" 숙제 안 해왔다고 백번이나 앉았다 일어났다 했는디 다리가 안 펴져?""
" 헤헤..긍께 내가 그랬잖어? 몸으로 때우라고 할거라구?"
속으로는 이참에 공부 좀 열심히 하라고 또 벌 안주냐? 이렇게 말 할뻔 했다.
다리가 벌벌 떨리니 나보고 우유 갖다 줘. 미숫가루 타 줘? 물까지 떠오란다.
흐흐..이 거사아..벌 받으면 나한테 또 벌 받아야 한다고 오히려 내가 이 방 저 방 걸으라고 막 시켰더니
아이구 아이구 하면서 방바닥을 막 뒹군다.
" 하루만 지나면 더 아프니까 빨리 운동을 하던 나한테 또 벌 받을래?"
" 엄마는 내가 벌 받고 온 게 고소하지?"
아니라고 하고 싶은디 입은 이미 깨소금 먹고 고소한 표정은 어떻게 관리가 안된다.
나도 에미라고 맘이 아프다거나 속이 상하다고 말을 해야 하는데
그런 거는 저절로 나와야 제 맛이지. 탤런트도 아니고.
저녁을 먹고 나는 안방에 있는데 주방에서 뭘 하는지 궁금해서 보니
자기 교복 치마단을 가위로 싹둑 싹둑 자르고 있었다.
" 니 그걸 왜 자르냐?"
멀쩡한 교복치마 단을 짜르는 걸 보니 애가 옛날 자기 옷을 가위로 난도질하던 것이 생각나서
내가 소리를 지르니
" 엄마한테 말하면 짜르게 할 거여?"
" 뭐? 아니 이거사? 언제 엄마가 말려 봤어? 니가 나한테 치마 짤라도 되냐고 묻기나 했냐구?"
근디 왜 치마를 짤랐냐구 이유를 물었더니
" 우리반에 나만 치마가 길다구?"
" 뭐? 그럼 교복이 미니스커트여?"
조금 있으면 나보다 더 키가 크면 일부러 짜르지 않아도 짧아 질 것이고
졸업을 하면 못 입을 치마인데.
지가 짜른 치마를 보더니 이상히긴 했나보다.
"엄마? 이거 어떡혀?"
" 그냥 입고 다녀라? 너만 짧다면서?"
헤헤..잘됐다.맨날 엄마보구 똥꼬 엄마라구 놀리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