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딸이 또 꼴찌했습니다.
나두 어지간합니다.
혼자서 창피하고 감추고 그래야 하는데
전국도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꼭 일등한 것처럼 뉴스를 전해 드리겠습니다.
울 딸이 맨날 꼴찌합니다. 전교 43명중에서 43등을
줄 곧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방송도 아니고
글로 자화자찬하 듯이 하고 있으니.
나의 애들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니 참 다행입니다.
아들은 지가 알아서 공부한다며 고등학교 진학을 하네 마네
어지간히 학교도 부모인 나도 속을 썩이더니
알아서 고등학교를 진학했으니
공부를 못하네 잘하네 그 거 따 질 틈이 없었지요.
아들 담임 선생님이
어휴~~ 저 눔 어떻게 설득 좀 해 봐유? 이렇게 전화오면
나의 대답은
" 제 아들인디 제가 더 모르겄네유? 도체 왜 그런데유?"
이런 세월을 보낸 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울 딸이 중 3 이라니
성적으로 진학하는 고등학교는 아들처럼 가네마네가 아니고
못 가게 생겼습니다.
저녁을 먹고 방 안에 둘이 나란히 누워서 테리비를 볼까 ? 말까? 애길 할려고 했더니
" 엄마 ! 나 전교에서 일등 한 번 해보고 싶어?"
가슴이 쿵하고 내려가는 소리가 납니다.
" 왜?" 누가 너보고 그런 말 하냐고 묻고 싶은데
애가 아프고 지적장애인이라는 것은 동네에서도 학교에서도 다 알고 있는데.
" 왜 나만 맨날 꼴찌하냐구? 엄마두 꼴찌 해 봤어?"
어휴~~ 그 창피하고 감추고 싶은 비밀을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묻냐고 꿀밤 한 대
쥐어 벅고 싶은데 애 머리가 아프니 그냥 쳐다 보고 웃었지요.
"야! 그래도 니는 세상에 딱 하나 있는 내 딸인디!"
" 피!!..공부도 못하는데?"
울 딸은 학교 갔다 오면 고양이랑 잘 놀고 순님이 밥도 잘 챙겨주고 청소도 깨끗하게 하고. 어른들에게 인사도 잘하고 얼마나 좋은데.
나중에 말야.니가 어른이 되면 너보고 꼴찌 했다고 놀리면 이렇게 말해라?
"뭐라구?" 딸이 눈이 크게 동그래집니다
"꼴찌가 없음 일 등도 없다!"
에이 그게 뭐야? 그런 게 어딨어?
그래도 헤헤 따라 웃네요..
에이구 귀여워라! 어디다가 뽀뽀를 해 줄까? 울 딸!
" 응! 사랑스런 나의 엉덩이에다가!"
울 딸 엉덩이는 꼭 오리 궁뎅이처럼 토실토실합니다.
오늘 이렇게 살아 봅니다.딸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