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우리집은 초가집이었던가 보다.
누런 색으로 치장을 하고 짚단을 듬뿍 듬뿍 뭉쳐서 이엉을 잇고
턱하니 얹은 낮은 울타리 끼고 지어던 집일 것이다.
거기에 주인이 심심해서 박이며 호박이 이엉을 타고 올라가
둥글고 울퉁 불퉁한 호박도 뒹굴고 겨울엔 고드름이 거꾸로 크는 바람에
뚝뚝 끊어 주면서 사람이 살았던 집이다.
이젠 문명이 아파트다 양옥이다 뭐다 해서 이 초가집도 함석지붕으로 개량을 하고
주인도 두 번이나 바뀌니 그 두번째 주인이 촌 것을 전혀모르고 얼떨떨한 나다.
옛날 집은 천장이 반드시 있다.
평생 머리위에 천장 바깥은 보지만 그 안은 쥐들이 사는 공간이다.
혹시 모르지. 구렁이나 또 다른 곤충도 여기저기 영역 나눠서 살테니.
내가 요즘은 새벽에 잠을 자주 깬다.
바로 천장에서 사는 쥐새끼들 때문이다.
방마다 경계로 벽은 있지만 천장은 그와는 아무 상관 없이 터진 공간이다.
더구나 흙벽은 쥐들의 이빨로 갂아대는 통에 여기저기 시멘트로 땜방 한 곳도 여러군데다.
그런데 밤이 되면 쥐들이 마라톤을 하나 단거리 백미터 뜀뛰기를 하나 난리법석이다.
요즘엔 흔하지 않는 쥐운동회 풍경이 우리 집 천장에서 날마다 벌어지니.
잠 못 자는 나나 남편이나 얘들이 빨리 어떻게 해야 쥐잡기를 해야하나 고민도 많이 했다.
엄마! 그러지 말고 고양이 한 마리 키울까...
에이... 이것을 어떻게 확 잡아야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 하게 잘 잡았다고 확 퍼지게 할까..
농한기에 심심한 남편은 잠 못잔 불평을 천장에 대고 고래 고래 소리지르다가 말다가
엄한 천장을 막대기로 드륵 드륵 긁어대면 우리말을 들었나 쥐새끼들이 이내 잠잠 해진다.
신기한 것은 우리들의 말은 잘 알았듣는 다는 것이다. 그렇게 비밀로 역적모의 하듯이 잡어 말어 하는 날은 조용하고 잠잠해도 잊을 만하면 우르르 천장을 몰고 다니니 또 난리법석을 치루니 우리가 면역이 된 것인지. 쥐들이 주인 눈치를 보는 것인지 헷 갈린다.
그래도 어떻게 하던지 쥐를 잡아야 한다는 통일 된 주제로 접착제로 범벅을 한 찐득이도 구석 구석 놨더니 오랜만에 놀러 온 조카들 발에 들러 붙는 바람에 그거 띠느라고 한나절 걸렸다. 그래서 쥐 덫을 놓을 까 했는데 이상하게 시장가면 잊어먹고 또 그냥오고 또 까먹고.
이래저래 쥐들과 같이 한 지붕 아래 같이 산지 한 육개월 들어 섰는데.
내 방에 생앙쥐가 한 마리 있는 것이다. 그것도 내 집게 손가락만 한게 까맣고 귀엽고 그놈 참 디게 작다. 어쩌다가 에미가 단도리를 잘 못하여 천장에서 떨어졌나...
흙벽타고 내려오다 어찌 어찌 들어오다보니 겁없이 내 방에까지 도착하고 보니
어둠컴컴한 천장 안보다 대명천지 이니 나가야 하는건지 얼른 도망가야 하는지 안절부절이다. 나도 저 걸 잡아야 되나..도로 천장으로 올려 놔야 되나 고민이고.
그러다 놓치니 그게 금방 컸나 어째 저만하니 큰 쥐가 몇 마리 더 늘었다.
남편에게 애기 했더니 되레 성질만 낸다.
이그 맹충아 쌔끼를 잡아야지...니가 쥐도 키우냐? 무슨 애완견이야?
그러고 보니 그러네...
그래도 어떻 혀? 그 때는 징그럽게 안 보이고 꼭 쵸코렛처럼 작고 귀엽더라.
그려... 니 맘데로 많이 키워라. 냅다 소리 지른다.
그나저나 남편이 메모지에 크게 쓴다.
잊어 먹지말라고 쥐 덫을 사오라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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