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무엇때문에 숨을 쉬고 있는 건지...
누구를 사랑하고
누구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 사는 것인가...
도무지 가늠이 안된다.
내 머릿속은 또 다른 내가 늘 존재하고 있나보다.
변덕스러운 내가
날씨예보에 따라 이랫다 저랫다 하는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그렇게 늘 마주치는 벽이었다.
감시하고 싶다.
또 무슨 꿍꿍이 속으로 나를 애태우게 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확하게 나를 설명하지 못하는 말 못하는 벙어리가 된다.
무엇으로 나를 설명할까..
그렇다고 당신 도대체 누구야? 하고 묻는 이도 없다.
어떤 도구로 나를 그려낼까...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치장한 자기소개서로 뽑낸다면 거짓말 잘하는 내가 못 할리가 없다.
잘 아는 성형외과 의사한테 가서 최대한 그럴듯한 이미지로 바꿔 달라고 요구 할 것이다.
그 누구이던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표시하고 싶은데.
이게 가면 갈 수록 태산이라고 하더니
꼭 식당현관에 벗어 놓은 내 구두를 바라보는 심정이다.
내가 신지 않으면 그 구두는 누구 것인 줄 모르는 나.
거울을 한 참 들여다 보다가도
너! 누구니? 이런다.
괜히 말 걸어 보면 혹시 누가 아냐는 식이다.
배가 고프다. 이런 생각에 밥을 먹지만 입에서 도는 밥알 같은 말들이 돌아 다닌다.
말로 채우는 내 위장은 밥통이 아니다.
그저 기능을 제대로 이행하느냐 아니냐의 공식을 철저히 외우고 있는 것 뿐.
나도 그 공식을 외우고 싶다.
그저 기능이 쇠약해지지 않을 만큼의 목숨거는 공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