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소풍을 안간다고 해서 온통 화제집중을 당하더니
올해는 수학여행도 안간단다.
이번엔 또 뭐가 걸리냐고 하니
수학행선지가 마음에 안 든단다.
그리고 여행비도 비싸단다.
난 얼른 머리에 꿀밤을 주며
이눔아! 돈이 없어서 못 간다고 해도 억울해서 못 간
수학여행이라고 나중에 후회하는 일도 있는데
수학여행 가는 곳이 마음에 안든다고
또 안가냐?
어디로 가는데?
서울이래.
뭐?
골고루 도움이 안된다.
외할머니집이 서울이니 방학때만 되면 뻔질나게 드나드는 서울을
돈주고 시간내고 가니 안간단다.
그것도 경복궁에 국립박물관에 내가 심심하면 아들 데리고 돌아 다니는 곳을
수학여행 간다고 하니 나도 또 가라고 밀어 댈 수도 없었다.
어잿거나 아들놈 중학교는 또 난리다.
이번엔 아들을 강제라도 곡 보내달라고 사정이다.
설마 수학여행을 안 간다고 할 줄은 예상치 못했단다.
하긴 일일히 학생들보고 어디로 갈지 의견을 물어보지 않고 행선지를 결정 했을 것이다.
아들의 외 할머니집이 서울인지 아닌지 더 더욱 모를테고.
문제는 예약인원에 맞춰 운영비를 지출 했는데.
아들을 포함 두명이 또 수학여행을 안 간다고 했단다.
안 그래도 학생수가 모자른데, 거기에다 세명이 또 추가니
학교측도 난감했던 모양이다.
거기에 또 아들이 주동이 되어 버렸다.
나도 이 번만큼은 다른 아이들은 서울에 자주 못갔으니 다수의 의견을 존중해서
수학여행지를 정했을 것이다.
이거 소풍가라고 사정하고, 수학여행가야 한다고 으름장 반 위협 반을 섞어 말하긴 했는데
아들 단 한마디의 말로 거절이다.
예산이 안 맞다고 어거지로 머릿수 맞춰 줘?
그럼 더 안가!
으이구.. 이놈이 가면 갈수록 태산이라고 하더니 어찌할 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