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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을 들지 마십시오. 2


BY 천정자 2006-02-16

예기치 않은 방문에 놀란 토끼처럼 소장과 경리는  황급하게 테이블에 앉으시라고 했다.

 

노신사는 중절모를 쓰고 있었다.

지금도 흔하지 않은 중절모인데. 구두는 반짝거렸고

손목에 금장시계가 묵직하게 보였다

 

소장이 보험을 들려고 물으니

한 번 알아보려고 왔다고 하신다.

다급하게 경리가 커피를 내오자

커피를 마시며 묻는 질문이

" 연금이 어떤거 있어요?" 했다.

 

소장은 얼른 말은 열고 싶은데 아는 상품이 적금보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아.. 예.. 저 지금 연세에 연금 보험보다는 적금이 나을텐데요...."

말끝을 흐리는 소장을 보다가  나 혼자 앉아 있는 책상위에  연금 팜플렛을 보고  팜플렛 한장 갖고 오라고 한다.

 

나는 연금 팜플렛을 들고 갔다.

한 참을 내려다 보시더니

나 보고 설명을 하란다.

봐도 모르겠다고.

 

소장은 옆에 있는데도 그렇게 말씀하니 나도 그 테이블에 앉았다.

노 신사는 대뜸 기본연금이 뭐예요?

그 질문에 난 겁도 없이 주계약에 따라 달라지는 지급되는 연금입니다.

대개보면 10년이던 20년이던 생존관계 없이 무조건 확정 지급됩니다.

 

참 나도 말해놓고 내가 신퉁 방퉁했다. 떨리지도 않았다.

소장도 내 설명을 듣고 그제야 팜플렛을 들여다보고

노신사는 가산연금, 증액연금, 배당금을 꼼꼼히 확인하며 내 설명을 들으셨다.

 

노신사는 보험 한지 몇 년 됐냐고 물었다.

그 순간 나와 소장의 눈이 딱 부딪혔다.

 

" 무슨 몇 년씩 이나요... 이제 시험 본지 두 달 된 수습인데요...."

소장은 얼굴이 벌개졌고 난 가슴이 쿵쾅거렸다.

이거 한 이삼년 됐다고 할 걸 그랬나 보다 했다.

 

노신사는 환하게 웃으며 소장보고 참 잘 교육시켰다고 하면서

오늘만 네군데 보험회사를 가보았는데 연금을 잘 설명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이렇게 시원하게 설명해 준 설계사가 내가 처음이란다.

 

노신사가 메모지에 자신의 주민번호를 적어주며 일시납으로 계약을 핱테니

가입설계서를 뽑아 달란다.

 

" 얼마짜리로요?"

" 이천만원!"

 

순간 난 얼었다. 그 당시  내  분유값이  몇 만원이었는데. 그것도 갚아야 할 돈이었는데

내가 지금 뭐라고 들었는지 정신이 없었다.

 

소장은 부랴부랴 일시납 청약서를 알아보고 경리사원은 나보다 더 정신이 없는지 아무 말을 못했다.

 

" 저기요..너무 많은 게 아닌가요? "

 

목소리도 작게 말했다.

노신사는 아니란다.

어차피 은행에 그대로 있어야 할 돈 자리만 옮기는 거란다.

 

난 그렇게 일시납 연금 계약으로 딸아이 분유값 갚고도 남을 만치 수당을 받았다.

그 당시 일시납은 바로 환산을 하여 수수료를 지급했다.

 

그 당시 영업소에 선

두 달동안 머리박고 숫자  따지다가  돈 버는 여자는 내가 처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