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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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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창문 7


BY 플러스 2007-03-14

태영의  엷은  웃음이  섞인 마지막 영상이 지나가고   고요함만이  남았다.  

 

이윽고  영선이  소파에서  몸을  일으켰다.  

 

창 밖을  향한  그녀의  눈에  아파트 앞  주차장이  들어선  공간  중앙에  있는  키 큰 나무의   윗부분이   들어왔다.

 

아직은  초록의  기미 조차 보이지 않는  긴 세모꼴의  나무에는  미처 떨궈내지 않은  마른 나뭇잎들이  앙상한  나뭇가지들  사이사이로  성기성기 붙어 있었다

 

손을 직선으로 뻗어  길게  공간 속으로  연결하여  늘이면  잡힐 것 같은  위치에    나무의  꼭대기를  바라보던  영선이  문득  자신이 선 공간이  10층임을  인식했다.

 

'땅에서  볼 때는  그리 커 보이지 않았는데... '

 

영선이  거실 유리창에  가까이 다가가  밖을 내다 보았다.  옆 쪽으로 키 큰 나무들이  여럿 보였다.   모두  거뜬히 10층 쯤에는  닿을 것 같았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시선을  옮기며  높이를  가늠하던  영선이  곧 초록잎사귀들로  덮일  그들을그리고  그들이  모인  푸른  숲을  상상하며  미소지었다.    그녀의 머릿 속에  각인 되어  있는  정경들이, 푸른  숲들푸른 산들이   마치 다시  들여다 보는  사진 속의  장면들 처럼  한 컷, 한 컷 지나갔다.    아름다운  장면들이었다.

 

'자연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 여름, 가을, 겨울그 어느 계절 하나 자연은  아름답지  않은 때가 없는데... '

 

긴 숨을  몰아 내쉬는  영선의  눈이  창의  위쪽  하늘로  옮겨갔다.

 

맑은 날은  아닌데도  하늘은  유리창의  썬팅으로  인해  초록을 머금은  파란색으로  보였다.

 

영선의  머리가  갑자기  맑아져왔다

 

'그래어차피  맨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면그리고  어떤 색이든  하나 넣은  유리창으로밖에는  세상을  볼 수 없다면맑은  파란색의 유리창으로  세상을  보는 거야.

 

그리고...  가능하다면,  '사랑'이라는  판타지도  넣어서 말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