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을 쓰고 나니, 너른 들길이 그리워졌습니다.
어둑한 하늘 아래 펼쳐질 고즈녁한 들길을 그리며, 집을 나섰습니다.
회색구름이 층층이 덮힌 하늘은 청회색에서부터 연보라빛이 감도는 회색, 검푸른 회색에 이르기까지 깊은 색감으로 감싸여 있었습니다.
바람이, 그 하늘 아래 펼쳐진 들길 위를 지나갑니다. 어느 새 쑥 커버린 밀들이 밭을 이루어, 바람을 따라 파동을 일으키며 한 쪽 끝에서부터 다른 한 쪽 까지 물결칩니다.
그 들길을 따라 걸으며, 두 팔을 벌려 바람을 가슴 가득 안습니다.
사람은 사람들을 그리워 하지만, 그 사람들은 또 홀로 선 들녘을 그리워하게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