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이 다음 주 26일부터 전면 해제되고 실내에서는 당분간 유지 된다는
발표가 있지만 난 마스크 작용이 좋다.
코로나 이후로 마스크는 신체의 일부가 되어 늘 함께 하니 편한 것도 있고,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눌 때 나이보다 적게 본다.
동그란 눈만 보이니 주름진 하관이 숨어 있어서 착각을 하는 게다.
이젠 마스크를 벗으면 어색하기까지 한 걸 보면 마스크의 부작용이다.ㅋ
어제도 외출할 때 허겁지겁 마스크를 현관 앞에서 다시 착용을 하고 현관 문을 열었다.
동생과의 약속 시간이 촉박한 탓에 마스크를 생략할 뻔 했다.
동생과 난 같으면서도 참 다르다.
동생과 난 두 살 차이가 나서 친구처럼 편하게 잘 지내다가도 어느 때는 묘한 경쟁심과
질투심에 서로 꺼칠한 면을 보여 준다.
그럼에도 동생은 나에게 잘하고 내가 자기 언니라는 것이 너무 좋단다.ㅎ
추석 때 동생은 못 보던 명품백을 들고 와선 식탁 위에 보란 듯이 올려놓고 자랑을 한다.
결혼기념일에 제부로 받았다는 백인데 신상이라 웨이팅까지 해서 겨우 자기 것이 되었다며
은근 자랑을 즐긴다.
나도 보기 좋아 예쁜 백 잘 샀다며 이리저리 둘러보고 내 어깨에도 걸쳐보니 멋져 보였다.
갑자기 명품백 이야기가 봇물처럼 터치더니 막내 여동생도 백을 하나 들고 나와선
지름신이 내려와 자기도 질렸단다.
이월상품이라 많이 다운되서 샀는데 몹시 마음에 들어하기에 나도 덩달아 잘 샀다고
데일리 백으론 아주 좋다며 칭찬을 했다.
급기야 남동생도 올케 명품백을 들고 나오는데...ㅎㅎ
모두 즐겁게 웃었다. 기분좋게 마무리 하고 헤어질 때 동생이 나에게 하는 말이
언니도 여기 좋은 백 있잖아~ 하면서 나의 백을 가르키는데
괜시리 위로의 말처럼 들린 이유는 그 백이 연식이 오랜 된 것이고,
자기백을 더 과시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속좁은 언니의 마음이 들키기 싫어 그냥 웃었다.
간절기에 입을 만한 베스트를 하나 구입했는데 집에 와서 입어보니 조금 무거운 느낌이 들고,
자주 입을 거 같지 않아 다음 날 백화점에 환불을 청했다.
기꺼이 웃으면서 환불을 해 준 직원이 참 상냥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뿔사 저녁 때가 되어 베스트에 현금을 집어 넣은게 생각이 났다.
머리 콩콩!
아침에 날씨가 서늘해져서 블라우스 위에 베스트를 입고 포켓에 아무생각없이 돈을
넣어놓고선
다시 거울을 보다가 옷을 벗어 놓고 나중에 그대로 쇼핑백에 넣어 환불한 것이다.
평소에는 돈을 포켓에 넣지 않는데 그날은 왜 그랬는지...
동생이 이런 나의 이야기를 듣더니
"언니, 내가 생각하는 언니가 아닌데 왜 총기가 떨어졌어?" 하는 말에
"그러게. 요즘 자꾸 작은 실수를 해서 기분이 안 좋아." 하면서 대꾸를 하면서
치매 테스트를 해 봐야 되지 않을까? 하며 우스개 소리를 했더니
뜸도 안 들이고 갑자기 7개의 단어를 나열한다.
그러면서 순서대로 읊어 보란다.
차례 차례 단어를 읉조리니 웃으면서 아직은 아니라며 언니는 책도 많이 읽고
운동도 매일 하니까 치매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데
아무튼 머리를 많이 써야겠고 깨어 있어야겠다.
결국 다시 옷매장에 전화를 걸어 돈이 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찾으러 갔다.
미안한 마음에 간식거리를 직원에게 주면서 고맙다 하니까 그직원도 웃으면서
"현금은 얼마인지 세어 보지도 않았어요.
돈이 있나 확인만 하고 그대로 옷을 걸어 놨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