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 때에도 그리 늘씬한 몸매는 아니었지만.
누워서 반 이상 옆으로 쳐지고 난 다음에도 볼록하게 붙어 있던 똥배는 없었고,
20킬로짜리 아이도 번쩍 번쩍 들수 있는 우람한 팔이 붙어 있는 건장한 어깨도 없었다.
사는데 바빠, 앞만보고 그저 열심히만 사느라,
친구도 멀어지고, 나를 보지도 못하고... 그렇게 지나쳤다.
밥 힘으로 사는 아줌마가 되어, 빗질은 손가락으로 세번이면 끝나고...
화장기 없는 맨얼굴에, 피부 좋다던 그 얼굴에는
사춘기 때에도 없었던 뾰루지들과 서른셋에 어울리지 않는 기미들...
큰 맘먹고 커버덤이라는걸 샀는데, 영 피부가 먹어주질 않는다.
예전에 입던 옷들은 하나도 맞지 않고 그래도 미련을 못버려
새옷을 사지 못하고, 예전 옷을 버리지 못한다. 살빼서 입어야지....
그래서 맨날 청바지에... 티셔츠.
일주일에 한번 강의를 할때마다 화장을 하고 정장을 입는다.
사람들은 내가 화장하고 정장입고 온날을 보고 일주일이 갔음을 느낀단다.
그렇게 많이 듣던 어려보인다는 말을 요즘은 아무도 나에게 하지 않는다.
내일은 유치원 면담날... 또 뭘 입어야 하나...
옷을 입어도 태가 나지 않는 나를 보는 것이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솔직히 내 옷 사는데 돈 들이는게 아깝다.
나는야. 아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