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 설치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265

약장사?


BY 헬레네 2005-06-20

 
 

우리 어렸을 적에 약장사는 그냥 약만 팔았다.

서커스도 하고 소리도 몇 자락 부른 뒤에 비암으로 맹글었다는 고약이나, 환약 ,또는 회충약 뭐 이런 것들을 몇 푼 되지 않는 소액의 물건으로 팔았었다. 그런데 그것이 고약하게 변질 되면서 온갖 병을 다 고친다는 만병통치 약 에서부터 가전제품 및 그릇에 이르기까지 수백만원대의 물건을 그것도 어리석은 노인들을 상대로 친근한 척, 생각해 주는 척 하며 교묘하게 판매를 한다. 가격은 시중가의 두 배, 또는 세배 인데 몇 번 쓰면 바로 고장 나 버리는 잡 표 들이 대부분 이다.

우리 엄마도 예외는 아니어서 찜 솥이 못 하는 게 없단다. 하면서 삼십만 원 먹으면 호랑이 힘이 난단다. 오십 만원 입고 있으면 깔고 자면 허리가 낫는단다. 백만 원 등 아무튼 종류도 다양했다. 비싼 약은 효과가 없었고 자식들은 성화를 하고 그러던 중에 무려 삼십만 원 짜리 찜 솥이 딱 한번 쓰고 고장이 났다. 자꾸 속다 보니 엄마도 화가 났던지 찜 솥 값을 못 주겠다 했더니 노인네 혼자 있는 집에 와서 밤길 조심하라고 하면서 까딱하면 죽을 수도 있다고 하더란다. 겁이 나서 다음날 날이 밝는 데 로 은행에서 찾아 입금 시켰다고 얘기 하면서도 몇 차례는 더 했다. 그래도 약 장사가 쇼 할 때면 또 집에 없다.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단다. 입장할 때 공짜이니 얼핏 돈 안 들고 구경한다는 생각으로 가지만 가서 듣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빠져든다고 하소연을 하면서도 누가 꾀면 또 간다.

어느 날 사단이 났다. 자기들이 퍽퍽 때려가며 절대로 안 깨진다며 팔아먹은 도자기가 얼마 못가 깨어지자 어머니가 돈을 안주었단다. 그러자 함께 살지도 않는 아들집을 어떻게 알았는지 아들이 공무원이고 어디에 근무한다는 것 까지 들먹이며 아들 근무지로 찾아 갈 꺼라 하더란다. 그리고 며칠 후 올케에게 전화가 왔다. 외출해서 돌아오는데 집 현관문에 독촉장을 붙여 놓았더란다. 그래도 반응을 안했더니 집으로 협박 전화 까지 온다고 올케가 하소연을 한다. 결국은 아들하고 고성이 오고 갔는데 어찌해야 하는지 묻는다. 내가 연락을 했다. 통화를 하면서 60% 정도의 선에서 절충을 하고 입금을 해 주면서 그들에게 따끔한 소리도 한마디 했다. 어머니 에게도 다시는 그러지 마시라 부탁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들이 동료 직원에게 부탁해서 사우동에 한 이 백 평 정도의 땅을

빌렸다며  심심하면 풋고추 하고 옥수수나 심자고 해서 어머니가 거길 쫓아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밭을 매고 있는데 그 동네 할머니 들이 나무 밑에 쭉 나와 앉아서 바람을 쐬며 수다를 풀고 있다가 어이! 새댁 일루 와서 쫌 쉬었다가 하 소 하며 부르더란다. 가보니 전부 칠십 몇에서 팔십 정도 된 할머니들인데 당시 우리 어머니는 육십을 갓 넘겼었다. 함께 앉아 쉬면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는데 할머니 한분이 얘기는 한마디도 안하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며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기에 근데 이 할매는 아까부터 하늘한번 보고 한숨한번 쉬고 뭔 걱정이 있어요. ? 그래요. 물으니 옆에 있던 할머니 하나가 손 사레를 치면서 그 할망구는 지금 제 정신 아니야 약 장사들 한 테 물건을 사느라 빛을 졌는데 그 돈이 자그마치 천 오백 이래 근데 아들 내외가 못 갚아 준다고 집에서 나가라 한다잖아 그래서 지금 넋이 나갔어. 하더란다. 그걸 듣던 어머니가 아이고 할마씨가 우째 나하고 똑같네요. 나도 약장사한테 빛을 많이 졌더니만 우리 아들이 용돈도 못 주겠다고 하더니 이 밭뙈기를 얻어 주면서 풋고추라도 심어서 용돈 벌어서 쓰라고 하데요. 그래서 이래 죽자 사자 밭을 매는 데요. 했더니 그 할망구 눈이 반짝 빛나면서 얼마나 샀는데 하 길 레 한 돈 천 만 원 해 먹었어요. 했더니 한숨을 훅 하고 쉬더니 나보다 작게 해 먹었구만 하더란다. 어머니가 나를 쳐다보면서 방싯 웃더니 은근한 목소리로 내가 사실은 한 오백밖에 안 해먹었는데 그 할망구 위로 해 줄라고 천 만 원 해 먹었다고 거짓말 했잖아 하며 어께를 으쓱하더니 씩 웃는다. 에이구우 자랑이유 그 할머니는 팔십 노인 이니까 그렇다고 쳐도 젊은 새댁이 그렇게 어리석어서 되겠어얼마 전에도 아들 러닝을 샀다며 입고만 있으면 어께 결림이 싸악 없어지는 러닝이 말이되 미친X들 먹으면 이십대로 변하는 약은 없대 나쁜X들 도대체 그게 어떻게 약 장사야 약장사는 약만 팔아야 약장사지 약장사라 해놓고 그릇팔고 옷 팔고 매트팔고 이불팔고 이거 진짜 약장사들이 명예 훼손 으로 싹 다 고발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