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서 가까운 곳에 학교가 있어서 그쪽 길을 걷다보면
학교 1층 조리실에서 구수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카레내음, 생선 조림, 짜장,매운 국물요리 냄새가 그날의 메뉴에 따라 다르다.
오늘은 점심시간이 끝난시간이라 냄새가 아닌 시끄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엄청 큰 솥들이 보인다.
보기만해도 기겁할 사이즈인데 씩씩한 엄마들이 거튼하게 청소를
히다니 참으로 경이롭다.
손이 유독 약한 나에겐 부럽기까지 하다는 것을 그녀들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건강해야 그일을 할 수 있다는것도 그녀들 또한 잘 알고 있으리라.
40대 아는 동생이 처음으로 학교 급식실에서 일을 한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랬었다.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친 동생이라 그녀에게 힘들지 않을까 걱정까지 했는데 벌써 방학을 앞두고 있으니 한 학기를 충실히 보낸 셈이다.
물론 중간중간 나이든 언니들의 텃세가 있어서 좀 힘들다고 했지만
가르치는 일처럼 신경쓰지 않고 단순한 일이라고 좋단다.
어느날 그녀가 못보던 명품백을 메고 나왔을 때
요즘은 갖고 싶은게 있으면 단기알바라도 해서 자기가 사고픈 것을
산다는 데 그녀도 그런 케이스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지나가는 중학생에게 방학이 언제냐고 물어보니
화들짝 놀랜다.
아마도 더워서 마스크를 벗고 있는 모습이 들통나서 자기도 모르게
놀랬다가 내일부터 방학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개학은 언제냐고 물어보니 개학은
잘모르겠지만 방학이 짧단다.ㅋ
귀엽게 생긴 학생의말을 들으니
학교에서 일을 하는 그동생도 방학이 있어서 좋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노동은 신성하고 중요하다.
경제적인구가 줄어드는 현실에서 나또한 학교 돌봄교실에서 짧은시간이라도 일을 하고 싶지만 선뜻 일자리가 나타나지도 않고 일자리가 있어도 이젠 자신감도 떨어져 조금 겁도 난다.
무엇을 해야 될까?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