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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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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2학년의 사랑 고백


BY 자화상 2007-07-20

초등 2학년의 남자 아이들 두 명이 내게 물었다.

다른 반에 좋아하는 여자 친구 한명이 있는데 어떻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단짝인 두 명이 하필 한명의 여자 친구를 좋아 한다는 말이었다. 

둘이 다 너무 착하고 귀여운 얘들인데 누구 편에서 그 여자 친구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할 지 난감했다.

 

우선 둘이의 마음을 읽어내려고 질문을 던졌다. 

여자들은 먼저 공부를 열심히 노력해서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고

다음으로 남을 위해 도와줄 줄 아는 남자를 좋아하며

또 바른 마음 바른 자세 바른 행동으로 친구들에게 의리를 다 하는 남자를 좋아한다.

그리고 꿈이 있는 남자를 좋아한다.

다음에 커서 어떤 일을 하는 어떤 사람이 되겠다는 포부가 있어야 좋아한다.

누가 그렇게 그 여자 친구에게 보여줄 수 있느냐 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서로 자기가  공부 잘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네가 포기해라 아니다 네가 포기해라 하며 사이좋게 타협하는 것이었다.

얼마나 우습던지 한참 웃었다.

 

그래서 둘이에게 똑 같이 같은 방법으로 신사답게 그 여자 친구에게 

잘 보여서 선택 받으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먼저 편지를 글씨 예쁘게 써서 선물과 함께 주도록 하였다.

예쁜 그림이 삽입되어 있는 편지지를 주었더니

둘이 다 볼펜으로 먼저 쓰다 실수 할까봐

연필로 쓰고 볼펜으로 덧씌우며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사랑한다는 것은 어색하니까

 친구가 되어 달라고 청을 하여 보라고 하였다.

 

다음 날 둘이 다 환한 얼굴로 들어왔다.

편지를 주니까 여자 친구가 받으며 웃어주었다고 하였다.

그 여자 친구의 어디가 그렇게 마음에 드느냐고 물어보았다.

공부를 잘하고 상도 많이 받고 예쁘고 남자 얘들을 다 이겨버린다고 하였다.

그래서 꼭 여자 친구로 사귀고 싶은데

부탁을 들어줄지 모르겠다고 하며 걱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또 컴퓨터로 프린트하여 아주 예쁜 장미꽃이 그려진 편지지를 둘이에게 주었다.

너무 예쁘다며 이번에는 각자 자기 집에 가서 정성들여서

사랑한다고 편지를 써야겠다며  가방에 곱게 넣어 갔다. 

어쩌면 아이들이 그렇게 순수하고 마음이 예쁜지 너무 부러웠다.

내가 어렸을 때는 남자 친구에게 편지를 받는 다는 걸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학원생들이 오기 전 창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둘이서 그 여자 친구 옆을 걸으며 재잘 거리고 있었다.

편지 효과를 본 모양이었다.

셋이서 우정이 계속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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