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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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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손 좀 볼까요?


BY 자화상 2007-02-13

"그녀석 어떻게 손 좀 볼까요?"

김ㅇㅇ어머니가 내게 물었다.

"아니요, 손 볼 정도는 아니구요. 다음부터는 꼭 먼저 얘기하고 친구집에 다녀

오라고 훈계만 하셔도 ㅇㅇ는 알아 들을 것 같애요. 그러니 이번엔 용서하여 주

세요."

ㅇㅇ가 무사히 나타난 것만 해도 반갑고 다행한 일이었고 또 전에처럼 오락하고

나타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엔 내가 그 아이를 두둔하여 주었다.



오늘 오후였다.

들어와야 할 시간이 20분이 지났는데도 ㅇㅇ가 오지를 않아서 집으로 전화를 하

였었다.

나는 아이가 집에 있을거라 생각했고 아이 어머니는 아이가 내 학원에 있을거라

믿고 통화하다 우린 서로 놀래서 행방을 추적하였다.

초등1학년인 ㅇㅇ를 영어학원 차로 분명 우리 바둑학원 앞에 내려 놓았다는 답변

이었다.

나는 곧 바로 뛰어 내려가 학원 주위 문구사며 가게들 그리고 놀이터까지 샅샅이

뒤졌다. 10분이 한 시간보다 더 길었다.

유괴 납치까지 상상이 되자 가슴은 뛰고 눈 앞이 캄캄하였다.

못 찾았다는 내 연락에 차로 20분 거리에 사시는 아이 어머니도 급히 출발하여

오겠다고 하여 다시 한 번 더 돌아 보려고 나가는데 아이가 올라 오고 있었다.



영어학원 차에서 내리자마자 같이 바둑 수업을 받고 있는 친구가 부르며 자기 집

에 가자고 해서 따라 갔다는 대답과 핑계가 우스워서 웃어 버렸다.

친구집에 따라가면 별거라도 주는 줄 알았더니 아무것도 안 주더라는 푸념을 늘

어 놓는 것이었다.



한편 유괴된 것이 아니라 너무 다행스러워 한 숨을 내쉬며 급히 아이 어머니께

전화로 아이가 왔다고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오려고 출발 하려던 참이었다며 'ㅇㅇ를 오늘 밤에 손 좀 볼까요? '하

고 물어서 그냥 용서해 주십사고 대답하였던 것이다.



두 달전에는 ㅇㅇ가 학교 급식 시간에도 밥을 안 먹고 문구점에 가서 오락을 할

정도로 재미를 붙였다는 걱정을 하기에 사랑의 매를 때렸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그 후 ㅇㅇ는 오락에서 손을 뗐다.

ㅇㅇ는 엄마 아빠를 어머니 아버지로 부른다.

그리고 말씨를 모두 존대어로 쓴다.



무엇 한 가지 흠 잡을 데가 없이 반듯한 아이인데 갑자기 오락을 즐긴다며 대책

을 물어서 아이를 위해서는 때로는 엄한 체벌도 약이 될 때가 있다고 조언을 해

주었었다.



요즘 뉴스에 교권 침해 사건들이 연일 보도 되고 있는 가운데 학부모 입장에서와

교사의 입장을 생각해 보면 양쪽 다 참 안타깝다.

사랑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관심으로 내아이 남의 아이 다루기는 참 어려운 현실이

다.

이렇게 ㅇㅇ의 어머니와 아이처럼 보기 좋은 모습을 볼 때면 미래는 결코 우려할

정도로 암담하지 만은 않을 거라는 희망을 기대하여 본다.

2006.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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