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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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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는?


BY 자화상 2004-10-18

누군가 꾸어달래면 이자도 없이 차용증도 쓰게 하지 않고 그저 푹 떠다 안겨 주고픈 내 나이는? 따지고 싶지 않다.
학원생 아이들이 이젠 띠를 묻는다.
나이를 모른다고 하니까.
몇일전에 한 아이가 흰머리카락이 있다고 들여다 볼때, 아마 새치 일거라고 둘러대고 다음날, 눈이 시리도록 흰머리카락을 골라서 뽑아내었다.
그리고 다시 난 아직도 마흔이라고 스스로 주장하며 걸음을 힘차게 걸었다.
오늘 아침부터 등허리가 뻐근함을 느끼며 나이를 속일수 없음을 깨달았다.
왼종일 어린이들의 미소와 유머와 사랑스런 장난들로 동심에 젖어 세월을 쓰다 보니, 나는 아닌데 나의 얼굴이 세상을 살고, 나는 없는데 나의 몸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저 하루를 가져다 먹고 있다.

2004.10.18.2004.10.12. 주춧돌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