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는 5학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송아지는 소가 되었고 외양간에는 새짚이 깔렸습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외양간 앞 팽나무 잎이 하나둘 떨어져 바람에 외양간으로 들어 왔습니다
아침이면 마당에 수북히 낙엽이 쌓이고 새벽이면 잠결에 아버지가 마당을 쓸으시는 소리를 영이는 듣습니다
[소 새끼를 언제 낳을련가 모르겠네 내일 모레 일 것 같기도 하고] [쇠죽을 쑤어 주어야 겠어요] 엄마 아버지 대화를 들으며 영이는 진짜 우리 소가 생긴다는 생각에 행복해 졌습니다
한밤중에 영이는 잠을 자다 일어 났습니다
동생은 자고 있고 엄마도 아버지도 없습니다
영이는 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남포등이 외양간에서 새어 나왔습니다
영이는 그곳으로 갔습니다
소가 이제 막 새끼를 낳을려고 합니다
송아지 다리가 보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송아지가 소에게서 나왔습니다
송아지는 흔들흔들 일어서려고 합니다 이제 송아지는 영이네 것 입니다
엄마소는 송아지 젓을 떼더니 곤주네 집으로 보내졌습니다
소가 있던 자리를 영이네 송아지가 지키고 있습니다
영이는 열 심히 소를 먹였습니다
꼴도 베어 먹였고 고구마 순도 걷어 먹였습니다
조를 털고난 조단과 나락을 털고난 볏짚을 섞어 아버지는 쇠죽을 쑤어 먹였습니다
장작이 타는 쇠죽 아궁이에서 고구마가 익어 갑니다
영이는 알파벳을 외우기 시작 합니다
에이 비이 시이 디이......
송아지는 어느덧 코뚜레를 뚫고 쟁기질을 하기 시작 했습니다
송아지 티를 벗어난 것입니다
[소를 팔아야 겠어] 엄마 말씀에 [ 벌써? 이제 일을 하기 시작 하는데...] 아버지도 대꾸합니다
[소 팔아서 동네 정주네 집이 나왔다고 하던데 그 집을 사요]
아버지도 끄덕 끄덕 하십니다
영이는 지금 이곳이 좋습니다
그러나 마을 로 내려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합니다
드디어 오십만원에 집을 샀습니다
가을 가고 겨울날 아버지 어머니는 매일 마을에 갔습니다
초가를 헐고 지붕을 고치고 벽을 허물고 새로 벽을 세웠습니다
이사하는날 영이는 살림도구며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썼던 호롱이며 나무도 이사했습니다
새집에 유자 나무도 옮겨 심었습니다 담장에 포도씨를 심었습니다
이제 영이는 이웃이 생겼습니다
그 이웃과 어울려 사람들 틈으로 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