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나를 향해 묻는 안부는 "어디 아파요? 기운이 없어 보이네." 이다.
언제부터인가 따라 다니는 수식어가 되어 버렸다.
중학교 2학년 때인가보다. 다음시간이 체육시간이라서인지 교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난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운이 없어진다.
수업을 알리는 종소리가 났고, 도저히 가눌 수 없는 몸으로 주번에게 양해를
구하고자 해야 했다. " 주번 내가 교실에 그냥 있으면 안될까?"
"안돼, 빨리 나가 호랑이 체육 선생님 소리치시겠다." 아이들이 주번을 하고
싶은 이유중에 하나가 체육시간에 교실에서 편하게 있고자 하는 것인데
바꿔줄리가 없는 걸 알면서도 물어봤으니 제아무리 친하다 할지라도 그
시간만큼은 주번에겐 황금에 시간인데 바꿔주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결국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복도를 지나 신발을 신고
나가는 것까지만 내 기억속에 있을 뿐이었다.
어느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도 내가 지금 왜 누워 있어야 했었는지....
머리가 아파왔다. 눈을 뜨고 싶은데 어떤 빛 때문인지 쉬원하게 떠지지가
않았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눈 떠봐, 괜찮은거야? 어떻게..." 낯익은
소리가 들리면서 내가 누워있는 곳이 바로 학교 숙직실이라는 것도 알았다.
"내가 왜 여기 있는거야?" "모르겠니? 너 운동장 나오다가 쓰러졌었잖아."
친구들 말로라면, 숨이 막힌다며 답답해 하더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무실에
가서 의자에 앉아 있다가 결국 쓰러졌다는 것이다. 둘 째 시간이 체육이었으니
내가 깨어난 시간은 수업이 다 마쳐진 오후였으니 참으로 오래도록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이후에 병원을 가고 진단을 받으며 약을 복용하는 상황...... 그러면서 내내
기운 없는 것은 마찬가지 워낙 약한 체질탓인지 그 때부터 약과의 전쟁은
시작이 되었던 것이다. 그로인해 체육시간은 주번하고는 상관없이 교실에
남아 있어도 되는 특혜가 주어졌고, 그걸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반 부러움을
타는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었다. 물론 그 마음한 곳에 친구에 대한
안타까움도 함께였으니 고마운 친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