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1일 부터 시행된 음식물 쓰레기 분리 수거에 대해서 참으로 하고 싶은 말이 많다. 한마디로 뒤늦은 정책에 쓰디 쓴 소리를 해야 하는데.......
갈수록 늘어나는 쓰레기 중에 음식물 쓰레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전국적으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 쓰레기가 11,237톤으로 8톤 대형트럭 1400대분에 이른다고 한다 이 음식 쓰레기는 식량 자원의 낭비일뿐만 아니라 소각이나 매립의 방법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환경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음식물 쓰레기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고 그동안 적지 않은 홍보도 있었지만 해가 바뀌면서 강도높게 법적인 수단을 동원했다. 감시단이 눈에 불을 켜고 위반차량의 매립지 반입을 허락치 않았다 하청업체에서는 일일이 검사를 해서 위반된 쓰레기 봉투는 수거를 하지 않았다.
문제는 이런 물리적인 방법보다는 버리는 사람의 양심에 있다. 열사람이 한명의 도둑을 지키지 못한다고 하지 않던가...
이렇게 강도높은 제재수단이 나오기전에 내친구들과 모이면 거국적인 토론을 벌렸었다. '이대로는 안된다..왜 나라에서 좀더 세게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홍보를 해도 소귀에 경읽기 아니었던가벼' '아무리 소지만 서당개 삼년에 풍월 읊는 개도 있잖어' '그건 개 얘기고 소 얘기 하는중 아닌감?'
항상 자연에게 미안했었다. 음식물 쓰레기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을려고 할때면 늘상 손이 오그라 들었다. '이게 썩으면 지하수 오염도 심할거고 결국은 우리가 먹게 되는데....' 달리 방법이 없었던지라 될수 있으면 물을 짜서 건더기만 버려 왔지만 혼자서만 할일이 아니었다.
정부에서 강도높게 메스를 들이댄것은 늦은감은 있지만 아주 잘된 일이다. 내가 사는 아파트 입구에 비치된 세개의 노란 쓰레기통엔 매일 내용물이 넘쳤다. 아주 잘되고 있다는 경비 아저씨의 말에 가슴이 뿌듯하다 진작에 이러면 될것을 왜 그렇게 꾸물대고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위정자들을 원망했다.
해봐야 뻔할거라는, 속된말로 먹을거 줘 보지도 않고 식충이라고 앞질러 결론 내리다보니 이렇게 된게 아닌가 의심이 간다 걱정만 퍼지게 하고 실천할 기회는 주지 않았던 정책이 괘씸하다.
이렇게 음식 쓰레기가 분리되다보니 제일 벼락을 맞은건 야생 고양이었다. 먹을거 찾느라고 쓰레기봉투를 헤집어 놔서 쓰레기장 주변은 밤만 지나고 나면 '쓰레기장'이었다 냄새에 민감한 고양이도 더이상 먹을게 없음을 알았는지 쓰레기장 주변을 얼씬 거리지 않았다. 밤마다 들리는 고양이 울음 소리에 소름이 돋았던 터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게 이 정책이었다.
오늘 아침에 쓰레기를 비울려고 쓰레기통을 열어 본 순간 깜짝 놀랬다. 그 속에는 양파와 마늘 껍데기 조개 껍질 생선가시 그리고 동물의 뼈다귀가 잔뜩 들어 있었다. 어느 집에선가 걸직하게 먹고 버린것 같은데 아파트 게시판에 분명히 안내문이 있었지만 읽어보지 않고 갖다 버린게 틀림 없다.
고무장갑 낀 손으로 그 쓰레기를 다 고르고 끄집어 내어서 미처 채워지지 않은 쓰레기 봉투에 집어 넣었다. 냄새가 고약해서 고개를 돌려야 했다. 경비 아저씨가 혀를 차며 버린사람을 성토하고 있었다.
"아저씨..수고스러우시겠지만 당분간은 좀 지켜 보셔야 할것 같아요" "요즘 아줌마들이 제말 듣나요......... 어디......" "미리 그러지 마시고요..아직 모르고 계시는분이 많은것 같은데요" "알면서도 그러는 사람이 더러 있어요. 봉투 아낄려고요."
짐작이 가는 얘기지만 옛말에도 그러지 않았던가. '내가 못 먹는건 남 주지 말고,내가 하기 싫은것은 남에게 시키지 마라..'고 분명히 동물의 먹이로 쓰인다고 했는데 사람이 먹을수 없는것 동물도 못 먹는다는 지극히 기초적인 상식을 무시한 사람의 양심이 한심했다.
아직은 홍보 부족, 인식의 부족으로 돌리지만 이 제도가 빠른 속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건 분명 선진국민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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