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아마
머리에 털나고 처음으로 하게 되었음을 유감(?)으로 생각하나이다.....
어쩌면 천기를 누설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입속에 가두어 놓고 냄새 풍기는 것보다는
타악 뱉어 놓는게 속이 시원할것 같습니다아......
그러니까 시간을 거슬려 올라가다보면 94년도가 레이다 망에 탁 걸린다.
10여년이 지났지만 숱한 사건들이 지금까지 생의 한 페이지를 고스란히 차지하고 있었던 해.
남편의 교통사고,
그런데 조상이 돌본 덕에 견적 350만원이 나오도록 차는 곶감이 되어 버렸는데
남편은 머리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을정도였고....
그래도 그차를 버리지않고 10여년을 굴리다가 얼마전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그냥 주어 버렸다.
주행거리 11만킬로....아까웠다.
요기까지는 그냥 주절 거린 소리였고....
충격적(?)인 스토리는 지금 부터다
그무렵에 딸애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희귀한 병에 (알레르기성 자반증) 걸려서 서울 대학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소아병동에 입원을 하고나니 나만 겪는 아픔이 아님을 몸으로 느낄수 있었다.
4인실에 아이를 눕혀놓고 보니 주변엔 온통 아이들 우는소리에 마음이 더 에이는것 같았다.
엄마들은 웃음을 잃어버린 화석같은 표정으로 아이를 달래고 얼르느라고 진담을 뺐고
딸애는 그래도 좀 컸다고 (중학교 1학년) 떼는 쓰지 않았지만 고통으로 일그러진 표정만큼은 감추어지지 않았다.
긴장과 초조감으로 하루종일 버티다 보면 밤에는 나도 모르게 잠에 떨어진다.
그러나 항상 수잠이라 바늘 떨어지는 소리 하나에도 반사적으로 튕겨져 일어나야 했다.
그러던 어느날,
딸애랑 나란히 놓여있는 병상에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다.
나이는 5살 남자아이....병명은 기억이 안난다.
그 보호자로 따라온 아이의 아빠......그때 당시 아마 나랑 비슷한 것 같았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모습은 안경을 끼었고,허우대는 아주 멀쩡했다
다리를 하도 심하게 떨어서 차라리 아이 아빠를 병상에 눕히고 싶을 정도로 병적인것 같았다.
보는 사람이 같이 다리가 떨리는것 같아서 민망하기도 했고.
아이 엄마는 직장을 가지고 있어서 아빠가 왔노라고 묻지도 않는 말을 하던 그 남자...
그날 밤에....
병상밑에 있는 보호자 침대를 끄집어내고 잠을 잤는데....
잠을 자고 있는데 얇은 이불 밑으로 손이 하나 슬며시 들어오는 것이었다.
짧은 순간에 난 집으로 착각하고 있었고 당연히 남편인줄 알았다.
그래서 같이 잡아줌과 동시에 머리에 번개가 치는 것이었다.
아...여기는 병원인데....이게 누구지?...
용수철이 튀듯이 발딱 일어나고 보니..........세상에....
다리 떨던 그 남자가 내 침대랑 나란히 붙혀놓고 누워 있는게 아닌가.
침대의 경계가 이불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았으니 영락없이 같이 누워 있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그 남자는 아는지 모르는지 꿈쩍도 않는다.
(어쩌면 자기 아내랑 착각했을수도 있겠지만...아무래도 아닌것 같애....)
가슴이 심하게 요동을 쳐서 그자리에 있을수가 없었다.
낮에도 이상하게 자꾸 말을 걸면서 이것 저것 꼬치꼬치 묻더니만....
모멸감과 수치심에 자꾸만 다리가 후들 거렸다....(전염되었나 부다,그 사이에 )
내일 낮에 저 인간을 어떻게 볼지......
복도의 간이 의자에서 앉은채로 꼬박 밤을 새우고 나니 머리가 깨어지는것 같았다.
아이가 궁금해서 병실에 들어가 봐야 하는데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엄마를 찾을텐데....
얼굴에 철판 깔고 들어가보니......그 남자가 없다
침대도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내가 덮고 자던 이불이 가지런히 개어져 있었다.
그날 이후로
그 남자는 두번다시 오지 않았고 할머니가 대신해서 그 침대에 나랑 나란히 동침하셨다.
(그 이후에 그 할머니에게 우리아이 퇴원했냐고 묻더란다.)
우리 딸애가 한달반을 입원했으니 그 남자 아마 죽을 맛이었을거다...아들 면회도 못오고
고의던 실수던 생각않기로 했지만
어쨌던 외간 남자랑 동침도 해 봤고 손도 잡혀 봤으니.....(죽어도 여한이 없수..ㅎㅎㅎㅎ)
*쉬잇~~~이 얘기 문밖에 새어 나가면 큰일 나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