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바람은,
밖에서만 부는게 아니더이다.
매미날개 같은 얇은 맘 속에서도
거대한 토네이드 같은 몸짓으로
그렇게 불수 있더이다.
시린 바람은,
겨울에만 부는게 아니더이다.
들숨마저도 삼킬것 같은 삼복에도
시린 바람은 불수 있더이다.
시린 바람은,
풋콩같은 사람에게만 부는게 아니더이다.
굽이굽이 산등성이를 넘나드는 사람에게도
시린 바람은 있더이다.
열릴듯 닫혀있는 녹슨 맘속을
헤집듯 휘젓는 시린 바람은
오늘도 잠들지 않으니
이밤이 하얗게 퇴색될 쯤이면
시린바람 온기 머금고 불수 있을까...
창밖에 웅크린 어둠은
할로겐 불빛에 쫓겨나고
부빌곳 없는 설운 맘 어디에다 붙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