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家外人이라는 말이 참으로 서럽게 들린다.
여자가 혼인을 하면 집밖의 사람이 될수 밖에 없는 우리의 가족 제도가 눈물을 자아내게 만든다.
출가외인은,
친정에 대해서 함구를 해야 하고 친정일에서 멀찍이 떨어져 관망하고 방관해야 옳은줄 알아야 했다.
시시콜콜 끼어들면 '출가외인이.......어쩌고 저쩌고.....'
시집이라는 걸 오고부터 난 철저한 외인으로 가끔씩 친정엘 들락거려야 했지만
내자리는 그냥 비어 있었다
그러나, 비어 있는 자리에 엉덩이 들이밀고 냉큼 앉기엔 이미 내자리가 아니었다.
결혼하고 가장 실감한게 친정에서의 내 입지였다.
결혼 전에는 그래도 大小事에 미미하나마 입김을 보탤수 있었지만
外人의 자리로 옮겨앉은 후에는 그냥 참여만 할뿐 말발을 세우기가 싫었다.
엄연한 越權같아서 그냥 조용히 그집(?) 식구들 하는양만 지켜 볼수 밖에....
내가 친정에가면 할수 있는 말이라는게 고작 엄마에게 당부 하는것 뿐이다.
맏아들 내외에게 서운한게 있으면 직접 말씀 하시고
될수 있으면 작은 아들들이나 딸들에게 미주알 고주알 고자질 하지 말것이며
며느리에게 칭찬과 치하의 말을 잊지말고 해 주는거...
그게 당신들에게도 약이되고 자식들에게도 온 효자 노릇 하는거라고.
그래서인지 엄마는 여태까지 나에게 아들내외에게 서운한 맘 있어도 털어 놓지 않으셨다.
아무리 아들 내외가 효자효부라도 맘에 차지 않은 일 있을수 있는데........
딸이지만 나를 좀 어려워 하시는 어머님께 항상 죄스럽기만 하다
어느 친정엄마든 당신의 속내를 딸에게 만은 다 털어 놓고 지원사격을 원 하신다.
그러나 애초부터 엄마의 입을 막아버린 이 딸에게 많이도 서운 하셨을거라는 거 알지만
'모르는게 약' 이라고 했다
만에 하나라도 부모님 얺잖게 해드렸다는 걸 알면 내 고약한 성질이 친정에 기름을 부을것 같았다.
그러나 결코 그런일은 있을수 없다고 장담하는 건 오라버님 내외는 소문난 효자효부시다.
언젠가 밑에 여동생이 올케에게 서운했다는 감정을 전화로 내게 알려 왔을때 난 불같이 화를 냈다
"니 시누이짓 할래? 네가 올케의 반이라도 니 시집에 했다면 그때 나한테 일러줘라"
서운해서 그냥 전화를 끊어버리는 동생의 의중을 왜 모를까만은 같이 맞장구 칠수 없었다.
언니로서 보여줄수 있는 한계를 정확히 일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옛말에도 '딸들 끼고 돌아서 잘 되는집 못봤다'고 한다.
즉, 친정일에 일일이 침 튀기며 끼어들거나 딸만을 싸고도는 부모가 있는 한
'가화만사성'은 요원한게 아닐까 한다
요즘은 시대가 변하고 사고도 변하고 있기 때문에 갈수록 생소한 말로 남을수 있는 말이지만
아직도 '출가외인'이 주는 뉘앙스는 결코 흘러버릴 말이 아닌것은 확실한것 같다.
친정 부모님께 효도할 생각이 있다면 먼저 올케를 챙겨 주는게 시누이로서 할일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했지만
말리는 시누이가 아닌 감싸주는 시누이의 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