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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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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씀바귀 2006-02-19

 

                       蓮

순결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 蓮은 수묵화나 시에도 곧잘 등장한다. 연잎은 ‘바람 난 여자’라는 은어로도 불린다. 이집트의 나라꽃이기도 하다. 약 1미터 정도 자라며 7~8월에 뿌리줄기 사이에서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는데 식용, 약용, 관상용으로 쓰이며 각 부위에 따라 다른 이름을 지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蓮葉, 荷葉은 연잎을, 열 매속에 든 씨앗을 蓮房, 연밥, 蓮子, 蓮實이라 부르며 열매가 익기 전에 생긴 육질 부를 蓮肉이라고 한다. 
實, 中, 靑, 心 등은 연 자체를, 蓮意는 연 전체를 가리킨다. 뿌리인 연근은 자양강장제로, 열매와 씨는 부인병에, 신장염, 해열, 신경쇠약, 임질, 요통에 다른 약제와 함께 쓰인다고 한다. 


이른 아침에 피어난 꽃을 보노라면 더러운 물에서도 위엄을 잃지 않고 그윽한 향기를 내뿜는 모습에 이끌리게 된다.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불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佛像,佛畵,佛具,건축물에 널리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은 연꽃에 비유된다. 불법을 상징하여 부처의 사리를 모시는 用器에서 볼 수 있는 연꽃형상은 오묘하기까지 하다. 불교를 가장 근원적으로 비유한 묘법연화경이 있는 것처럼.
불교세계의 모든 귀한 존재는 티끌하나 묻지 않는 깨끗한 연꽃위에 부처,보살상을 모셨다. 오욕의 세계에 살지만 깨달음을 성취하면 윤회에서 벗어나 연꽃처럼 청정한 본성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화려하지 않은 것 같지만 화려함이 엿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기품있는 몸짓으로 맵시를 드러내는, 소담스러우면서도 위엄있는 자태로 ant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꽃임에 틀림없다.
곧게 올라온 꽃대는 강인한 정신력을 無言으로 말해주는 듯, 바람에 흔들려도 꺾이지 않는다.
長壽, 健康, 名譽, 幸運, 君子를 상징하여 옛 선비들은 연꽃을 가까이 두고 사랑하였다. 
퇴계 이 황, 이성중, 소세양 등, 무수한 문인들이 뜰 안에 연을 심어 가꾸며 이에 대한 글을 썼음이다.

혼탁한 세상에 살더라도 고결하게 살려는 염원을 가슴속에 새기며 고고함을 닮으려 했던것이다.

 

연꽃은 고대이래로 우리 문화에 중요한 상징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수있다. 연꽃의 신비한 탄생, 고결함은 오랜 기간동안 우리 문화의 면면을 이어왔음을 알게한다.
현세에는 고결한 삶, 사후에는 정토에 다시 테어나기를 소망해 왔던 선조들.

 

항상 맑음으로 채워진 꽃잎. 고통과 시련으로 흙탕물을 박차고 올라온 꽃대의 꿋꿋함. 육신의 안과 밖에 숨어있는, 아니 흐르고 흐르는 깨끗한 영혼이 주는 16판화의 신비스러움.
그 속에는 험한 생존다툼도 없다.이 척박한 시대에 좀더 정신적으로 깊이있는 삶을, 또한  넉넉함을 채우게 하는 꽃이다.
곧은 정신, 그 앞에 서면 얼굴이 붉어진다. 거스리며 엉키고 설킨 생의 몸부림으로 부유물이 떠다니는 세태.

 

저 힘차게 고동치는 맥박을 들으라! 맥박의 현들이 연주하는 화음을. 꿈틀거리는 숨소리. 그 숨소리는 세상의 고통, 시련, 모순 따위를 받아주는 것처럼 다가오는 꽃이다.

새벽이슬에 젖은 저 깨끗함, 겸손함. 단아함속에 은연중 드러나는 화려함. 그렇지만 편안함을 원치도 않는다. 


거대한 뿌리속 가득, 땅속 어딘가에 있는 자양분을 흡수하며 올라온 꽃대. 그다지 굵지도 않은 꽃대위에 소담스럽게 핀 꽃이여. 평온함이여.

거대한 자연의 진리와 순리를 받아들여 본연의 소명을 다 하기 위한, 끝없이 엄숙하가고자 등불처럼 밝혀든 꽃.

 

내 사는 곳에 청운사라는 절이 있는데 해마다 백련축제가 열리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종교적 의미를 떠나서 蓮香에 취하려는 사람들.연꽃은 사람들에게 깨우침을 주는 꽃이다.
                   愛蓮說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흔들리면서도
요염하지 않다.
속은 비었으나 겉은 곧으며
덩굴로 뻗거나 가지를 치지 않는다.
멀리 갈수록 香氣는 더욱
맑고 꼿꼿하게 자란다.
멀리서 바라볼수는 있으나
함부로 가지고 놀수 없으니
연이야 말로 꽃 가운데
君子다.                                 주   무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