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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두달의 의미 ■


BY 씀바귀 2006-02-03

 

                  ■   열 두달의 의미  ■


¤정월¤

정월은 새해맞이 새봄이 찾아오네.

산골짝 흰 눈 녹아 냇물되어 흐르고

산너머 남쪽에서 꽃 바람이 불어 오면

개나리 진달래꽃 활짝 피어나지요.

정월은 음력 설 명절 설날 아침 떡국 먹고

나이도 한 살 더 먹고 설맞이도 즐겁구나.

설빔을 차려 입고 재 너머로 세배가지.

사내 아이 연 날리기 여자 아이는 널뛰기.

온 식구 윷놀이에 날 저문 줄 몰라라.

대보름 밤 달이 뜨면 횃불 켜고 달맞이하세.

△이월△

이월은 따뜻한 봄 개구리도 기어 나오고

산과 들에 파릇파릇 새싹들이 돋아나고요.

촉촉이 봄비내려 홍건히 땅 적시고

밭갈이도 이어 한창 일년 농사 시작되지요.

버들가지 꺾어서 버들피리 만들어

목동들은 늴리리 봄을 노래하고요.

처녀들은 밭 둔덕에 나물을 캐러가네.

달래 김치,냉잇국을 부모님께 드리자.

파란 하늘 높이서 노고지리 우지지고

이월은 봄이 봄이 무르익어 가지요.

♤삼월♤

삼월은 늦은 봄 촉촉이 아침 이슬

농부들의 농사 일은 더욱 더 바빠져요.

물꼬 치고 도랑을 막고 못자리 살피노라면

농부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삼월이라 삼짇날에 강남 제비 돌아오고

앞 마당엔 햇병아리 어미닭 따라 삐용 삐용.

뒷 터밭의 뽕나무 봄눈이 돋아나면

아낙네들 누에치기 누에 농사도 바쁘구나.

처마끝에 제비가 지지배배 지저귀어

봄은 봄은 가구요 여름이 온대요.

☆사월☆

사월은 초여름 산과들이 푸르구나.

비 내리다 날이 개면 파란 하늘 눈부셔라.

떡갈잎 퍼질 때 뻐꾸기 울고울어

보리이삭 패어나면 꾀꼬리도 지저귀고요.

뽕잎 따는 처녀 아이 저 하얀 손 보아요.

손톱마다 봉숭아꽃 곱게곱게 물들였네.

사월은 담장가에 복숭아꽃 피는 철.

시집간 언니가 하마 그리워져요.

채소밭 노랑꽃에 노랑나비 날아들고 잉잉거려요.

♧오월♧

오월이라 한 여름 보리가 익는 계절

앞마당에 보리 타작 도리깨 소리도 흥겨워라.

오월 오일 단오날 그네 씨름 명절놀이

창포물에 고이 씻은 머리채가 아름답고요.

파랑 치마 빨강 치마 팔랑팔랑 나비 같아

우거진 숲 그늘에서 쌍 그네가 즐겁구나.

오월은 한 여름철 산들바람 반갑지요.

산 마루 뭉게구름 한 소나기 오려나봐.

▷유월▷

유월은 늦은 여름 큰 비가 자주 오고

논 물 골엔 참 개구리 우는 소리 요란쿠나.

비 그치면 농부들은 논밭에 나가 김매기

일손들이 더욱 바빠 무더운 줄 몰라라.

논뚝에 모여 앉아 점심밥은 꿀맛이네.

추수때가 돌아오니 부지런히 일하세.

원두밭에 참외 익고 옥수수도 한창이고

풀섶에 쓰르라미 소리 저녘해가 저무네.

유월은 한 여름도 저무는 계절이라

돌담장 호박덩굴에 주렁주렁 호박 익는다.

○칠월○

칠월은 초가을 산 너머 숲 너머서 산들바람 불어오면

가을 가을이 와요. 하늘 높고 푸르고 말은 살 찌고

산과 들의 오곡백과 무르익어 가지요.

칠월에도 칠석날은 견우직녀 만나는 날

까마귀 까치떼가 하늘다리 놓았구나.

아침 저녁에 부슬부슬 성긴 비가 내리면

두 별님이 헤어지며 흘리는 눈물이래요.

칠월은 가을이 오고 베짱이 울어에어

나뭇잎이 물들면 가을이 깊어가지요.

◎팔월◎

팔월은 가을 한철 기러기 밤 하늘 날고

귀뚜라미 더욱 울어 찬 이슬이 내리지요.

추석이라 한가윗날 달도 달도 밝구나

강강수월래로 달맞이 노래하자.

뒷동산에 밤이 익고 앞 산에 대추 익어

아낙네 바구니 속에 햇과일이 한 가득.

벌판은 황금 물결 이 해도 풍년이네.

농부들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 찼네.

지붕위에 빨간 고추 마당가엔 고추 잠자리

팔월은 아름다운 한 폭 그림같아요.

♡구월♡

구월은 늦은 가을 서리가 내리고요

제비는 돌아가고 국화꽃이 활짝 펴요.

산 자락의 단풍나무 빨간 단풍 자랑할 때

농부들은 추수 준비 일손 더욱 바쁘구나.

추수뒤엔 벼 타작이 또 한 차례 남았고요

어서어서 방아찧어 햇곡식을 장만하세.

햅쌀로 밥을 지어 부모님께 드리자.

긴 긴 겨름 밤에 온 식구가 오순도순

밤 깊도록 다듬이 소리 글방 도령 글 읽는 소리

구월은 가을이 가고 오동나무 잎이 지네.

▽시월▽

시월은 초겨울 산천초목 헐벗었네

논밭에도 허수아비 혼자만 남았구나.

가랑잎 수북한 곳 다람쥐 알밤 줍고

개구리도 겨울잠 자려 땅 속으로 기어드네.

배추 무 다듬어서 겨울 김장 담가야죠.

이제부터 겨우살이 아낙네 일손 바빠져요.

장다리 무 배추랑 움속에 간직하고

메밀갈아 국수도 맛있게 만들어야죠.

화롯불에 알밤 구우며 옛이야기 재밌고요.

첫눈이 내린대요 시월 초겨울밤에.

□동짓달□

동짓달은 한 겨울철  서리치며 찬바람 분다.

먼 산마루 저 들판에 하얀 눈이 쌓였구나.

둔덕에 포플러 나무 오스스 추워 떨고

강물이 꽁꽁 얼어 아이들은 썰매타기.

동짓날 팥죽 쑤어 이웃이랑 나눠먹네.

추워도 한 고비라 게을리 지낼손가.

베틀곁에 물레 놓고 실을 잣고 베를 짜네.

아이들은 글 배우기 밤 깊은 줄 몰라라..

밤 사이 함박눈이 펑펑 내려 쌓이어

동짓달을 한 겨울철 온 세상이 하얗구나.

▷섣달▷

섣달은 늦겨울 소한 대한 다 지났네.

흰 눈 쌓인 산 봉우리 밝은 햇살 눈부셔요.

처마밑에 고드름 어름과자 같구나.

추운 겨울이 가고 나면 새 봄이 찾아와요.

내일 모레 섣달 그믐 엄마는 설빔 장만

오는 해의 농사일을 아빠는 생각하지요.

떡쌀 빻아 떡을 빚고 곶감 대추 강정 만들어

나눠먹는 아이들 그믐밤은 즐거워라.

섣달은 한 해의 열 두달이 다가는 달.

열두달을 생각하며 기쁜 노래 부르자.        ● 지은이 모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