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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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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 숲에서


BY 씀바귀 2004-07-22

 칠월은 나무들이 담금질을 하는 달이다.잎사귀마다 터질것 같은 저 양기. 나무들이 여름의

이정표를 확실하게 찍는다. 성숙해 가는 여름 존재들.

 

나도 따라서 팔팔한 젊음을 느낄수 있어서 차암 좋다. 수 많은 이파리들이 비벼대는 저 맑은

소리. 솨아 하고 몸속으로 들어 오는 숲 냄새. 내 가슴에도 선이 곱고 이쁜 숲길이 만들어 진

다. 숲속은 지금 한창 피 끓는 젊음처럼 여름치레의 몸놀림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바람이 나무가지 사이를 드나들며 숲 속의 소식을 전하면 나무들은 몸을 뒤척이며 가지를 흔

든다. 산새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가슴을 펼쳐 보인다. 맑은 눈빛, 손짓, 어느것 하

나  헛되게 하지 않는 숲.

 

 

 살면서 얼마간의 변화를 허용해 왔는가. 축 늘어진고무줄처럼 무감각에 익숙해진체 그저 하

루하루를 죽이기에 바빴다. 삐죽삐죽 일어나는 괴물같은 법칙들이 활개친다.

 

 내게 감추어진 하찮은 존재들로부터 자유로울수 있는 움직임이 숲 속에는 있다. 등 떠밀리

듯이,아니 마치 제동장치가 고장난 자동차처럼 살아온 텅 빈 가슴. 아무리 채우려해도 채워

지지않을 것 같다.

 

소곤거리는 바람의 살결을 어루만지고 숲의 심장박동소리를 듣는다.

 

 아무 것도 아닌 것과 타협을 하며 팽개쳐지는 진실앞에 백년이나 살것처럼 아등바등 이를

갈 필요도 없는데 좁은 앙 가슴 움켜 뜯으며 살았다.

 

체유할수 없는 중병으로  끙끙 앓고 있는 저 도시. '나'도 한 몫을 지키려고 달라붙어 산다. 으

윽.

현란한 불빛에 눈알이 빠질것같은 저 도시에서 일으켰던 두통. 날이면 날마다 투쟁하듯  탕

진해  버린 시간들.

 

아주 작은 물기까지 빨려들 대단한 위력앞에서 들리는 건 외마디 소리뿐이다. 유리관속에 갇

힌 영혼의 목마름. 물을 마셔도 갈증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더 목이 탄다.

 

 지금까지 살면서 어떤 향기를 내뿜었는가. 스스로에게 매질하며 추궁하지만 아무것도 없으

니 헛산 것 같다. 내 속에 파고 들면서 의문부호를 찍어댄다.내 주변에 있으면서 희망, 믿음,

용기를 주었던 산,들, 물, 바람, 흙, 해, 달, 별 등등에게 감사하는 마음과 미안함을 느꼈는지

에 대해서. 날마다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지만 우리는 날마다 새롭게 살지는 못한다.

 

그대 스승은 그대 자신이요 그대 자신의 피난처이니, 저 마부가 말을 길들이듯 그대는 자기

자신을 길들여여야 한다. 법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