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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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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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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서.


BY 수련 2005-05-19

지난 년말에는 여느해와는 달리
송년회를 술파티보다는 건전한 게임이나 가족단위로
보내는 풍토로 바뀌었다는 각 방송국의
보도에 신선한 느낌을 갖게 했다.
50대의 젊은 대통령으로 세대교체가 되어서인지
국민들의 의식구조도 많이 바뀐것 같았다.

남자들이 모이면 군대와 축구이야기를
빼면 할말이 없다했고, 여자들 셋만 모이면
남편흉보기,시댁 험담하기,출산의 고통이야기를 하고나면
이야기가 바닥이 난다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더러 이웃여자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재미로 하는
화투판도 벌어지기도 한다.
적은돈이지만 잃다보면 이웃간에 감정이 상할수있고
자칫 패가망신할수도 있다.

노래방문화가 생기고서는 주부들의 모임후에
뒷풀이로노래방으로 향하는것도 오히려 정신적,육체적으로
더 낫지않을까하는 내 개인적인 생각을 해본다.

간혹 빗나간 주부들의 노래방아르바이트로
남편과의 불화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도 있지만
평범한 우리네 주부들에게는
모임끝에 친구끼리, 혹은 이웃끼리,가족끼리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푸는것도 좋은 방편인것 같기도 하다.

그렇다고 가정일을 젖혀두고
주부들이 매달 모임마다 가는건 아니다.
노래방으로 향할수있는 핑게꺼리가 있어야 가기때문에
일년에 많아야 네,다섯번정도 가지 않나 싶다.

나는 혼자서도 간혹 노래방엘 간다.
어느누구에게 말못하는 속상함이 있을때
이불뒤집어쓰고 방에 누워서 끙끙거리는것보다
실컷 노래를 부르고 나면 속이 후련하기때문이다.

나의 노래방 레퍼토리는 다양하다.
어려운 모임의 자리에서는 얌전을 빼며 손뼉만 치는
시늉을하고 노래도 건전가요(?)쪽으로만 골라 부른다.

3,40대초반 젊은층과 갈때는 쉰세대로
보일까봐 흘러간 옛노래는 사양하고,
남편친구의 모임에서는 남편이 좋아하는
노래만 부른다.40대주부가 좋아하는
대중가요의 가사가 대부분
이루지 못하는 사랑의 애틋함,옛연인을 그리워하는 노래등이고,
또,부르기 좋은 박자와 리듬이라 한껏 분위기를 내며 몇곡 불렀다가
집에 와서 남편과 다툰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구를 그렇게 그리워하느냐.뭐가 그리 애가 타느냐.
마누라 마음속에 다른 남자하나 감추어둔것처럼
시비를 걸길래 그다음부터는 아예 흘러간 옛노래나
'♬당신은 모르실거야,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사랑하는 내 당신~'이자연의 '당신의 의미'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남편을 다정한 눈으로 쳐다보며
손짓을 하면 '우리 마누라 최고다' 며
좋아서 손뼉치는 남편에게
애교스런 마누라역도 잘 해낸다.

딸애와 같이 가면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나
배우고 싶은 노래를 맘껏 부른다. 그러나,딸애도
시간이 흐를수록 지루한지 일절만 하라며 멈추기일쑤다.
하기야.저희들 부르는 노래 2절까지와 내가
부르는노래 일절과 막먹으니 끝까지 들을려면 지루할만도 하겠다.

제일 신나는 자리는 역시 친구들과의 모임이다.
이것저것 가리지않고 서로 마주보고
노래부르고 막춤을 춰도 꺼리낄것이 없다.
부부동반으로 저녁을 먹고 이차로 노래방을 가면
남편들은 신기한듯 우리를 보고 한마디씩한다.
'술도 안먹고 맨 정신에 어찌 그리 잘노냐.'
'미친 여자들이 따로 없구먼'
'평소에 무슨 스트레스가 쌓였다고 저 난리냐'

노래는 우리 생활에 빼놓을수없다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요즘은 노래부르기 교실을 운영하는곳이 많아
노래를 잘 못 부르는사람들도 가까이 접할수있다.
유료로 강습하는 전문적인 학원도 있지만
농협이나 동사무소,도서관등에서 무료로 배워주는곳이
많이 생겨 우리주부들이 부담없이 다닐수있다.

이 곳에도 1월 한달동안 주 2회 관공서에서 주부대상으로
무료로 노래교실이 열린다길래 이웃들과 친구들의 명단을
적어 남편에게 대신 접수를 시켜달랬더니
'당신이 가수할거냐,안 배워도 잘 하던데
노래말고 다른걸 배워라'며 시큰둥하게
쪽지를 받아든다.가수는 무슨....

친구하나가 2년전에 어학을 배우러다녔는데 기초때는
그런대로 다닐만 했는데 점점 진도가 나가니
어렵기도 하고, 숙제도 힘들고,수업시간에 교수님질문에
지적당할까봐 수업시간내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는 말에
웃었던 기억이 난다.

나이가 들어 암기력이 자꾸떨어지는데 어려운 어학보다
노래를 부르는것이 나에게는 제일 적격이지 싶다.
컴퓨터수업도 있지만 사이버안에서 마음만 먹으면
집안에서 얼마든지 배울수있으니 궂이 나갈필요는 없다.

왕년의 미모의 가수였던 강사에게서 제대로 배우면 박자나
안틀리고 잘 부를수 있겠지.
노래부르는 재미에 새해 첫 달이 후딱 지나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