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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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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막내아들 복길이


BY 수련 2005-05-10

우리집 재롱둥이
누구 이름이냐구요?
우리집 막내 아들 입니다.ㅎㅎㅎ
요크샤테리아인데 치와와 같죠?
여름에 털을 싹 깎았대요.
다른 식구들의 반발이
만만찮았지만 날씨도 덥고
건강한 毛를 위하여..

남편은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아요.
동물은 마당에서 키워야한다는
고정관념때문에 질색을 하는데 아이들이
좋아하니 마지못해 쳐다는 보지만
안방문지방은 넘지를 못해요.복길이가
말도 어찌나 잘 듣는지 그 규율을
어기지를 않는답니다. ㅎㅎㅎ
복길이를 키우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아들이 제대를
하게되고 딸애도 기숙사에서 나와
집에서 학교다니게 되니
온가족이 몇년만에 모여 살게 되었죠.
그런데,
문제는 남편도 아들도 둘다 무뚝뚝하여
살갑지가 않아 경상도 버젼으로
"밥 묵었나. -예
모하노--책 읽습니다.
그래. 잘자라.--예.안녕히 주무세요."
이 정도 말이면 끝이랍니다. 더이상
연결이 안되거든요. 예상외로 딸애도
말이 많지 않아 우리집에서 나혼자만
말 많은 수다쟁이가 되더라구요.내가
입을 다물면 집안은 고요~~~~~그래서,
딸아이가 제의를 했죠. 강아지를 한마리키우면
집안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울거라며..
마침 선배님네 강아지를 낳았다는 말도 있고.

그러나 많이 망설였답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도 아이들이 어릴때 두어번 키웠었는데
철장같은 집을 사와서는 강아지를 그 속에서만
키우라는 겁니다. 남편이요.
또, 목욕도 거의 매일 시켜야만 된다하니
그것도 할짓이 아니라 할수없이 도로 데려다 주었죠.

그뒤에 딸애가 친구집에서 푸들한마리를
데리고 왔는데 딸이 좋아하니 마지못해
두고만 보았는데 딸애가 대학을 들어가버리니
우리부부와 푸들한마리만 남게되었는데
베란다에 집을 내어놓고 마루안쪽으로는
들어오지를 못하게 하는데다
이 놈이 어찌나 먹돌이인지 남편이 밥상에
앉으면 베란다 에서 너무나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니
밥이 목구멍에 넘어가지는 않는다나요.
방문을 닫고 먹으면 "아찌 나도 좀 주세요"
발로 문을 긁고  낑낑거리니 먹을때마다 전쟁이라
할수없이 단독주택에 사는 후배집에다
데려다 주었죠. 실컨먹고 마당에서 뛰어 놀아라고
줬는데 후에 가 보았더니 대문옆에 하루종일 묶여서
있더군요. 마음이 좀 그랬어요.그 뒤로는 절대로 강아지를
키우지 않을거라고 맹세했는데.....

마침 아들이 제대를 하고 왔는데
여자친구가 어학연수를 가고 없으니
풀이 죽어 보였는지(아들은 전혀 아니라는데)
남편도 마지못해 허락을 하더군요.
퇴근해오면 고개만 까딱하고 각자 방으로
들어가는 아이들보다 남편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꼬리를 흔들며 좋다고 하니 마음이 쬐끔
기울기도 하더군요. 과자를 던져주는걸 보면..
우스운건 바닥에 던지지말고 손에 올려서
주라고 하면 원래 개는 바닥에서 주워 먹어야
한다나요.참 내....
복길이는 큰애를 지 엄마처럼
졸졸 따라다니는데
큰애가 훈련을 시켰는지 간식을 줄려고
휘파람을 불면 앉았다가 두발로 빨딱
일어서서 받아먹고,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선채로 한바퀴 돌기까지 하니
우찌 이쁘지 않을수가 있겠어요.ㅎㅎㅎ
그저께 부터는 두바퀴,세바퀴도 돌더군요.
거기다가 베란다 신문지에만 용변을
보니 더 이쁘죠. 그런데. 우리집에서 나를
제일 싫어한답니다. 먹을것도 안주는데다가
아침저녁으로 닦이고 칫솔질까지 해대니
노란수건만 들면 형 방에 들어가 숨어버려요.

애들이 다 나가고 없으면 그나마 미운
아줌마라도 친구하자고
뒤를 쫄쫄 따라다니네요.이웃에 아는 사람이 없어
전화오는곳이 없으면 하루종일 말 한마디 안하고
지낼때가 많은데 복길이가 말을 하게 만든답니다.

저녁에 아이들이 공부한다고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리면 이 방 저 방문앞을
발로 긁다가 그래도 안 열어주면
안방 문지방을 한 발 두발 디밀다가
남편과 눈이 마주치면 얼른 문지방을 도로
넘어가 버리죠.다시 "형아, 누나야 낑낑거리며
마음이 약한 놈이 먼저 문을 열어준답니다.ㅎㅎㅎ

우스운 이야기 하나 해 드릴께요.
예전에 살던 이웃 아파트 노 부부와 요키 한마리가
살았는데 노인네가 다투면 중간에 요키에게
말을 건다더군요.
"애 요키야. 할버지 밥잡수시라 해라"
"흥~ 요키야 안 묵는다 캐라"
" 에고 묵기 싫으면 치아라 캐라"
"요키야! 할버지한테 내 마실간다캐라"
"나도 나갈끼다. 열쇠가져가라캐라"
중간에서 강아지가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다가
화가 나는지 두 노인네를 보면서 짖다가
자기 집으로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웃고 만다는 말에
강아지를 키우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담에 우리 부부도 그러지 않을까??!!글쎄요.ㅎㅎㅎ
아마 남편때문에 못 데리고 갈 것 같애요.
선배네 집에 도로 데려다 주고 가던지 해야겠죠.
복길이 엄마,아빠가 있으니 좋아할거예요.

이제는 복길이가 우리집의 재롱둥이랍니다.
지 이야기하는줄 아는지 베란다에서 놀다가
나를 쳐다보네요. 컴앞에
앉아있으면 같이 놀아달라고 지 발로
내 발을 살살 건드립니다.
"복길아! 모하노? 니하고 놀 시간 없대이"